커피

딱 끊기로 했는데 그러기는 커녕

by stephanette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갓 잡아올려 비행기로 공수해온 커피를

직접 볶아서 내려주는

에스프레소를 애정한다.

신선한 아이들은 두 번 주문한다.

가끔은 점원이

제일 맛있는 때라며

알아봐준다고 좋아할 때도 있다.


유동인구 많은 GS 편의점에서

1,3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랑케나 유라 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도 좋아한다.

소비량이 많아야 원두가 신선하다.


이른 새벽에 홀로 깨어 커피를 사러

어슬렁거리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분해하거나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커피를 끊기로 했다.

이유야 여러가지다.

건강 상의 이유라고 해야하나.


수십가지 종류의 캡슐 머신과 캡슐을 다 쓰고

스페셜티 원두도 주문을 그만두었다.


단 한점의 원두도 다 떨어져버린 이후

웃기게도 예전보다 더 많이 마시고 있다.

1리터짜리 대용량 커피들을 사모으는 지경이다.


어째서 그런지는 모른다.

멀쩡하고 선명한 정신을 유지하는데는

역시 커피 밖에 없어서인지

싸한 커피향이 없이는

일상이 너무 무료해서인지는.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 방법은 없다.


오늘은 캡슐을 사러 나가보려고 한다.


이건 딱히 커피 한정의 이야기는 아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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