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브런치의 해변을 거닌다.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했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 어떤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한 때는 현실의 누군가에게
시도했던 적도 있다.
그가 그것을 읽든, 그저 흘려버리든
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제는 가까운 사람에게 바라지 않는다.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험난한 길에서
인내를 가진다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러니 다만 곁에서 지켜보는 존재로 인해
여정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브런치의 해변을 발견했다.
가끔 반짝이는 모래 속에서
둥그렇게 마모된 조개껍질을 발견하기도 한다.
잠깐의 산책으로
지친 일상은 환기된다.
마치 키다리 아저씨와 하는 해변 산책과도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