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했다.

함께 브런치의 해변을 거닌다.

by stephanette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했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 어떤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한 때는 현실의 누군가에게

시도했던 적도 있다.

그가 그것을 읽든, 그저 흘려버리든

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제는 가까운 사람에게 바라지 않는다.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험난한 길에서

인내를 가진다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러니 다만 곁에서 지켜보는 존재로 인해

여정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브런치의 해변을 발견했다.

가끔 반짝이는 모래 속에서

둥그렇게 마모된 조개껍질을 발견하기도 한다.

잠깐의 산책으로

지친 일상은 환기된다.


마치 키다리 아저씨와 하는 해변 산책과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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