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이타주의자인 거야?
첫째는 대문자 T다.
그래서 말이 짧다.
그러나 의외로 다른 친구들을 엄청 챙기는 이타주의자이다.
그런 이유로 첫째는 어릴 적부터 쿠키를 잘 구웠다.
다 나눠주기 위해서다.
둘째는 아마도 F일까.
자기감정 표현에 매우 능숙하다.
그러나 의외로 이타심은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태어나서 쿠키는 세 번 구웠고,
실패하면 친구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그런 둘째가 갑자기 아침에 말했다.
"엄마, 나 오늘 학교 안 가면 안 돼?"
"히잉, 어디 아파?? 감기가 심해진 거야?"
"마스크 쓰고 숨을 못 쉬겠어."
"벗으면 되잖아."
"그럼 딴 애들이 감기 걸려."
"잉??"
"그래서 다른 애들한테 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학교를 갈 수가 없네."
나는 잠시 둘째를 바라보았다.
타인의 건강을 염려하는 저 고귀한 윤리.
어제 쿠키 제의를 위한 최상위 브라만 마스터가 되더니,
오늘은 공동체 감염 예방을 위해 스스로 등교를 포기하는 희생정신의 현현이 되었다.
마스크를 쓰기 어렵다는 개인적 고통을
타인의 안전이라는 공익적 명분으로 승화시키는 고도의 논리.
아,
이 아이는 위험하다.
나는 물었다.
"저런... 언제부터 이타주의자가 된 거야?!"
둘째는 대답이 없다.
아마도
이타주의자의 침묵이었다.
기다리는 대답 대신
이제 다시 쿠키 제의 전 주문이 시작된다.
"병원 몇 시에 가?"
병원 오픈 전, 수십 번 읊어야 하는 반복 주문이다.
그렇게 빠르게 최상위 쿠키 제의 마스터가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토록 성실한 브라만이라니.
결석사유서에는 이렇게 써야 하나?
< 쿠키 제의 마스터의 윤리적 결석 선언문 >
"위 학생은 감기로 인해
마스크 착용 시 호흡 곤란을 호소하였으나,
마스크 미착용 시 학급 공동체의 감염 위험이 우려되어
부득이하게 등교를 보류하고자 합니다."
학학학학 학교를 안갔어.
학학학학 학교를 안갔어.
나는 노래를 부른다.
공중보건 브라만을 위한 찬송.
그러면, 공중보건 분야의 능력을 습득한
최상위 쿠키 제의 마스터이자
브라만은
나에게 나즈막히 말할 것이다.
"엄마, 음이 틀렸어."라고.
https://youtu.be/-xtgeYvY33g?si=_1K8x6U2CqRiGz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