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 멀어진다는 걸.

익숙해지면 괜찮을 줄 알았어.

by stephanette

넌 늘 처음에 기다리게 했어.

어째서 그런 시간이 필요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난 너에게 맞춰주려고 했었어.


시간이 흘러가는 건

정말 멈춘 것만 같더라.

어째서 그랬는지는 몰라.

그저 네 앞에

서 있으면

시간은 흐르지 않았어.


그래서 기다렸지.

네가 이제 충분해졌다고

그런 신호를 나에게 보내길.


그리고 또 기다렸어.

넌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았어.


가끔은 착각했던 적도 있어.

네가 보낸 신호라고.

이제는 때가 된 거라고.


그래서 난 우리 관계가 좋아질 거라 믿었던 적도 있어.


어떤 날엔 금세 연락이 오기도 했지.

그리고

또 어떤 날엔 난 더 오래 기다려야 했어.


그게 난 대중을 잡을 수 조차 없었어.

친해졌나 싶으면,

넌 또 낯선 사람처럼 굴었으니까.


그래서 난 매번

네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와 내가 만들어가는 감정들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으니까.


바닥에 눌어붙은 찌꺼기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감정들.

난 기름칠을 하고

또 다른 것들로 어떻게든 아름다운 형체로

우리가 함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길 바랐어.


그러나,

이제는 알아.


넌 한 걸음 다가가면,

다시 두 걸음 멀어진다는 걸.


어떤 날은 깨달았지.

아, 이건 닦이지도 않는 관계구나.


글쎄,

이제는 널 놓아줘야 할까 생각하고 있어.


난 아직 글렀나 봐.

너무 어려워. 넌.


아직도 난

네 온도를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제 네 이름은 알아.


네 이름은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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