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면 괜찮을 줄 알았어.
넌 늘 처음에 기다리게 했어.
어째서 그런 시간이 필요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난 너에게 맞춰주려고 했었어.
시간이 흘러가는 건
정말 멈춘 것만 같더라.
어째서 그랬는지는 몰라.
그저 네 앞에
서 있으면
시간은 흐르지 않았어.
그래서 기다렸지.
네가 이제 충분해졌다고
그런 신호를 나에게 보내길.
그리고 또 기다렸어.
넌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았어.
가끔은 착각했던 적도 있어.
네가 보낸 신호라고.
이제는 때가 된 거라고.
그래서 난 우리 관계가 좋아질 거라 믿었던 적도 있어.
어떤 날엔 금세 연락이 오기도 했지.
그리고
또 어떤 날엔 난 더 오래 기다려야 했어.
그게 난 대중을 잡을 수 조차 없었어.
친해졌나 싶으면,
넌 또 낯선 사람처럼 굴었으니까.
그래서 난 매번
네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와 내가 만들어가는 감정들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으니까.
바닥에 눌어붙은 찌꺼기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감정들.
난 기름칠을 하고
또 다른 것들로 어떻게든 아름다운 형체로
우리가 함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길 바랐어.
그러나,
이제는 알아.
넌 한 걸음 다가가면,
다시 두 걸음 멀어진다는 걸.
어떤 날은 깨달았지.
아, 이건 닦이지도 않는 관계구나.
글쎄,
이제는 널 놓아줘야 할까 생각하고 있어.
난 아직 글렀나 봐.
너무 어려워. 넌.
아직도 난
네 온도를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제 네 이름은 알아.
네 이름은
스테인리스 프라이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