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목적

소설 두 개을 이어서 썼다. 조금 더 목적에 가까워지는 방식으로

by stephanette

내 글쓰기의 목적은
내가 아직 다 알지 못하는 그림자의 어둠을 대면하는 데 있다.


그래서 나는 대개
직감이 시키는 순간에,
흘러나오는 방식 그대로 그것을 포획해왔다.


이번 소설은 조금 달랐다.
글쓰기의 시기도,
포획의 방법도
내가 늘 따르던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은
하지 않던 방식이 오히려 더 정확할 때도 있다.


이번에 쓴 두 개의 소설은
거대한 심해의 일부분을 비추는 손전등 같았다.
나는 그 작은 빛을 통해
복잡한 내면 체계의 아주 일부를 가까스로 들여다보았다.


생각보다 꽤 유용했다.


나는 그 안에서
내면의 남성 원형인 아니무스의 형체를 보고,
그림자의 정체를 보고,
페르소나의 표면을 두들겨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결국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그림자를 대면하는 그 길에
나는 조금 더 익숙해졌다.


그 사이
어둠은 아주 미세하게 명도의 짙음을 내려놓았고,
나는 조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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