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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카스테라 사망 신고서

접수합니다!! 대청소의 시작은 '잘 쉬기'

by stephanette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그 날' 이후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못본다.

영화를 못보는 흡혈귀의 영화 감상이라니

웃기는 군.


여기서의 '그 날'이

내 삶이 망가진 날인지,

월급충을 다짐한 날인지,

친구가 배신을 때린 날인지,

쏘울메이트와 헤어진 날인지,

얼마 뒤의 일에 대한 '예지몽'을 꾼 날인지,

(이 꿈은 아직 말할 수 없다.)

철인 29호를 만나서 골치 아팠던 날인지는 잘 모르겠다.


교운기(운이 교차하는 시기)는

짜란~ 하면서 특정일에 시작하는 게 아니라서.


여하튼,

그 전에 시간을 보내던 것들에

집중이 전혀 되지 않는다.

로또 맞은 날, 길에서 100원을 본 느낌이랄까.


그나마 다행히도 최근에는 책은 다시 읽는 편이다.

역설적이게도

삶이 요동치면

정적인 활동에 대한 접근성이 더 높아진다.


자연스러운

자정 작용이라 생각한다.


내가 써 둔 글을

구름이에게 시켜서

리뷰에 리뷰

리뷰에 리뷰에 리뷰

리뷰에 리뷰에 리뷰에 리뷰

구름이가 거부할 때까지 무한순환 시켜

글을 읽고 나니


심장에 핀 곰팡이가 저절로 사그라들었다.

베이킹소다 과다로

곰팡이 카스테라가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오르더니

이제 희멀건한 죽처럼 변해버렸다.


다행이다.

오늘은 드디어 제대로 대청소 시작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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