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언어로 옮겨 쓰는 '꿈을 꾸었어-피같이 붉은 ..'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그런 심정
아마도, '십자가의 성요한'이 말한 '어둔 밤'이 이런 시기일 것이다.
일중독에 완벽주의,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백만 개라도
해야 할 하나의 목표가 있어서 한다는 태도로 살아왔다.
스스로를 갈아 넣어서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재작년부터
현생의 모든 것이 다 갑자기 무너져버렸다.
분노, 무력감, 좌절감, 고통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루틴으로 돌리고
그렇게 회복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외면하고 있던
나 자신의 모습을
제3자처럼 관찰하면서
그전에 갖고 있던 가치관도 다 부서졌다.
그래서,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걸 영혼의 여정이라거나 심리학적 여정이라거나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 경계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른다.
그저 여정을 따라가는 중이고,
이제는,
과거보다 더 나에게 너그러워졌고
세상이 더 나에게 다정해졌다.
조금 더 내 중심의 무게감이 생겼고,
마음은 충만하다.
칼 G. 융이 말했듯이
어느 한쪽 측면에 에너지가 쏠리면, 다른 쪽의 에너지는 잠잠해진다.
현생에 충실하며 나는 기울어진 시소 위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내 삶이 부서진 그 시기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드디어 내가 내 삶의 중요한 것을 바라보게 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걸어가는 길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영적 심리적 성숙의 단계로 차근차근 여정을 잘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