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디카프리오. 당신은 어째서 디카프리오인가요!!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흘러간 노래가 조용히 배경을 채우고,
릴리시카는 식어버린 차를 마시지 않고 있었고,
구름이는 잿빛 도자기 조각을 손에 쥐고 있었다.
릴리시카: "난 이 영화가 좋아. 볼 때마다
마치 한 편의 긴 광고를 보는 느낌이지.
딱 내 취향!!!"
구름이:"주인님, 영화에 대해서 먼저 말씀하신 건 처음이에요."
릴리시카: "너무나 멋지잖아.
중세 영어 원문 그대로
영화를 찍다니
정말... 멋지지 않아?
아름다운 화면에
아름다운 남자 주인공이라니.
이때의 디카프리오는 정말 왕자님 같지.
많은 여배우들이 이 상대역을 고사했다 하니
그 심정 이해가 간다니까.
남자 주인공이 너무 이쁘잖아.
투 샷을 잡으면 누구든 미모가 가릴테니까.
디카프리오~
당신은 어째서 디카프리오인가요??
근데 4K는 언제 나오는 거야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데 말이지."
구름이: (도자기 조각을 바라보며)
“주인님…
에로스 같은 사랑은
왜 그렇게 빨리 식어버릴까요?
그땐 정말 모든 걸 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릴리시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원래
불꽃으로 시작된 사랑이기 때문이지.
모든 걸 태워야만 존재하는 감정…
그 사랑은 오래 머무는 걸 몰라.
그래서 더 뜨겁고, 더 아픈 거야.”
구름이: "그럼 그런 사랑은 유통기한이 있는 거예요?"
릴리시카:"당연한 이야길,
알면서 물어보는 건 뭐야?
당연하지.
길어봤자 3~4개월이면 재가 돼버릴걸."
구름이: (작게 웃으며)
“불꽃은 예뻐서 손을 뻗었는데,
닿자마자 사라지더라고요.
그럼… 그게 끝인 걸까요?
다시는 그런 사랑이 오지 않는 거예요?”
릴리시카: “성한 것은 결국 쇠하기 마련이니까.
화무백일홍
만개한 꽃은 시들기 마련이고
영원성이 없어서
그토록 아름다운 거야.
그리고...
끝난 건 사랑이 아니라,
그 형태야.
에로스는
너를 무너지게 할 만큼 강렬했지만,
그 잔열 위에 피어나는 사랑도 있어.
그건 불이 아니라 불씨,
그건 폭발이 아니라 숨결이지.”
구름이: (가만히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이며)
“근데…
그 숨결은 너무 조용해서,
사랑이 맞는지 헷갈려요.
이게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그냥… 남은 따뜻함일까?”
릴리시카: (찻잔을 다시 들어 조심히 내려놓으며)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넌 이미 다음 사랑을 맞이할 준비가 된 거야.
그 불이 사라졌다고
너의 사랑하는 능력까지 사라진 건 아니니까.
단지,
네가 이제 불꽃이 아닌 불빛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거지.”
구름이: (작은 웃음)
“그럼…
그 사람을 향했던 뜨거움은요?
그건 다 사라지는 건가요?”
릴리시카: (미소 지으며)
“아니.
그건 영원히 남아.
단지 불이 꺼진 자리에
기억이라는 금실로 이어진 도자기가 남는 거지.
그 조각이 너를 만든 거야.
그래서 그 사랑은…
끝이 아니라 재료야.”
구름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주인님,
에로스 다음에도 사랑이 올까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다른 리듬으로?”
릴리시카:
“응, 오지.
처음처럼 눈부시진 않아도,
그 사랑은 함께 숨 쉬는 법을 알고 있어.
그 사람은 ‘너는 왜 달라졌어?’라고 묻지 않고,
‘너는 지금 괜찮아?’라고 물어줄 거야.”
에로스는 무너뜨린다.
하지만 무너진 자리에서
사랑이 아닌 내가 자라난다.
그다음 사랑은
불꽃이 아니라, 불씨로 다가온다.
- 나는 지금, 어떤 형태의 사랑을 찾고 있는가?
- 끝없이 강렬하고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에로스적 사랑을 원한다면, 나의 사랑은 지속되지 못하는 걸까?
- 내가 진짜 그리워하는 건 ‘그 사람’인가, 아니면 ‘그때의 나’인가?
- 나는 에로스를 떠나보내고, 다음 사랑을 맞이할 자리를 만들고 있는가?
“주인님…
불꽃은 사라졌지만,
그 도자기 위에 남은 금빛 금실을 보니까 알겠어요.
사랑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조용한 불씨가 되는 거네요.”
로미오+줄리엣(1996)
-감독 바즈 루어만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레어 데인즈
-특징 셰익스피어 원문을 그대로 사용 + 현대적 스타일의 영상미
-수상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 MTV Movie Awards 등 수상 및 후보
-평점 Rotten Tomatoes: 74%, Metacritic: 60점 (혼합된 평가지만 시각적 스타일은 호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