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블랑쉬를 위한 감정도자기 킨츠기

- 나는 이미 지금의 나 자체로 충분해. 괜찮아.

by stephanette

블랑쉬를 위한 감정도자기 킨츠기 메뉴얼


“나는 낯선 이들의 친절에 의지해왔어요.”

— Blanche DuBois


1. 파편의 명칭: 곰팡이 카스테라 조각

감정명: 죄책감과 회피

출처: 과거의 연인, 죽음, 부정한 사랑, 그리고 그 후의 침묵

증상: 누군가 나를 사랑했던 순간을 떠올릴 때 심장이 뭉개지는 느낌,

진실을 들여다볼 용기가 없어 얇은 커튼을 드리우는 반복 습관

처방:

죄책감은 ‘처벌’을 부르지 않고 ‘돌봄’을 요구한다

자기를 벌하는 방식 대신, 죄책감 아래 숨은 애정의 흔적을 포착할 것

"내가 그를 죽였어"가 아닌,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를 애도하고 있어"


2. 파편의 명칭: 벨 리브의 향수병

감정명: 상실과 정체성 붕괴

출처: 가문의 몰락, 귀부인으로서의 자존, 사라져버린 집

증상: 과거의 이야기를 지나치게 장식하거나, 한 문장을 반복하며 울음을 참으려 할 때

처방:

벨 리브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머물던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히 살아 있다

상실은 정체성이 아니라 영혼의 유동성을 만드는 사건이다

“난 귀부인이었어” 대신 “나는 귀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이야”라고 말해볼 것


3. 파편의 명칭: 망사 스타킹의 방어막

감정명: 여성성과 나이듦에 대한 공포

출처: 밝은 조명을 피하는 습관, 항상 화장을 하고 나서는 고집, 노화에 대한 두려움

증상: 자기를 아름답게 꾸미지 않으면 누군가가 떠날 것 같은 예감

처방:

조명 아래 설 수 없는 진실은, 조명이 아니라 시선의 문제

나이든 얼굴도 감정을 지닌 살아있는 풍경이다

화장으로 숨기기보다는, 감정의 잔주름을 따라 ‘말’로 복원할 것


4. 파편의 명칭: 미치의 뒤돌아선 어깨

감정명: 기대의 붕괴

출처: 진실을 말했을 때 버려졌던 경험, 사랑 대신 판단받았던 기억

증상: 누군가를 믿으려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될 때, ‘나는 또 거절당할 거야’라는 체념

처방:

타인의 수용 여부는 나의 진실의 가치와 무관하다

나의 고백은 평가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더 이상 숨기지 않기 위한 행위다

"내가 상처를 가졌다는 이유로,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건 아니야"


5. 파편의 명칭: 스탠리의 목소리

감정명: 파괴된 신뢰, 침범된 자아

출처: 관계 속에서의 권력, 폭력, 예기치 못한 붕괴

증상: 특정 목소리나 억양에 몸이 얼어붙는 반응, 과거를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악몽

처방:

그는 나의 진실을 부정했지만, 내 고통의 진실성은 그와 무관하게 유효하다

침범은 침묵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감정 도자기에 기록되면 흉터가 아니라 금실이 된다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자기 자신에게 먼저 말해주는 연습'을 할 것


감정 도자기 킨츠기 의식

1. 감정 조각을 꺼낸다

부끄러움 없이, 너의 손에 쥐어본다.


2. 조각의 이름을 붙인다

“이건 내가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죄책감이야.”

“이건 내가 잊히고 싶지 않아했던 욕망이야.”


3. 금실로 잇는다

감정은 숨기는 게 아니라,

빛나는 금으로 덧대는 것.


4. 다시 말해준다

“나는 깨졌지만, 사라지지 않았어.”

“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나는 내 감정을 돌볼 수 있어.”


릴리시카의 조용한 한 마디

블랑쉬는 유리잔이 아니야.

그녀는 유리로 만든 별이었어.

너무 빛나서, 사람들이 감히 손대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꺼져야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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