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가장 최고봉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오늘, 동료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수많은 말들 속에서
문득,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숨기고
얼마나 많은 설계를 감내하며
이 직장이라는 전장을 걸어왔는지 깨달았다.
나는 웃었고,
때로는 침묵했고,
말 대신 포지션을 택했고,
싸우기보단 설계했고,
지키기 위해 때로는 져야 했다.
그 모든 건,
살아남기 위해서였고,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였고,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수많은 이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내가 원하는 목표를 실현하며 살았다.
그리고,
그건 단지 나 혼자 원한다고 되는 이상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사회가
원치 않는 길을
혼자 걸을 수는 없다.
동료와 단 둘이서
목표를 정하고 걸어왔다.
매우 오랜 시간
그리고, 많은 것들을 구현했다.
그러나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상이 그러하지 않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니까.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흐름을 타고 흘러가야 하는 것이라고 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비로소 나는 인정했다.
전장에 서 있으면서도
칼을 들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내게도 올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소리장도를 손에 쥐고 있지 않아도
두렵지 않다.
침묵을 갑옷처럼 입지 않아도
부서지지 않는다.
나는 안다.
싸움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는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라는 것을.
나는 이제,
이기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길,
중용의 길을 걷는다.
감정을 집에 두고 출근하던 날들을 지나
나는 이제,
감정을 안고도 흔들리지 않는 자리에 앉는다.
포지션을 사수하기 위해
말 대신 표정을 고르던 그 시절을 지나
나는 이제,
침묵하지 않아도 설계할 수 있는 내가 되었다.
오늘, 나는
전쟁을 내려놓고,
자리를 내려놓고,
무언가를 증명하려 했던 마음마저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세운다.
그건 중용이고, 균형이고,
무너지지 않는 나의 리듬이다.
나는 이제
싸우지 않고 설계하고,
반응하지 않고 바라보며,
흔들리지 않고 걸어간다.
그리고 그 길을 나는
중용이라 부른다.
세상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그 때를 기다린다.
들판에서 기다리는 야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