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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는 말이야. 5

라떼는 말이야 안 그랬는데 신기하네.

by stephanette

그래서 그럼

요즘 20대는 호감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냐고 하니까

모르는 사람과 연락처를 주고 받지 않는대.


호감이 있으면,

DM으로 한다고 하더라.


이건 단순한 플랫폼의 선호가 아니라,

관계의 시작과 접근, 그리고 '철회 가능성'에 대한 감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결정적 신호야.


왜 연락처는 싫고, DM은 괜찮을까?

1. 연락처 = ‘권한 과잉’ vs DM = ‘통제 가능한 통로’

전화번호는 ‘물리적 영역’에 너무 가까워.

→ 전화, 문자, 카카오톡 = 실명 기반 + 실시간 노출

DM은 ‘심리적 장치’에 더 가까워.

→ 인스타그램, 트위터, 디스코드 DM = 익명성 유지 + 일시 차단 가능 + 선 긋기 쉬움


요즘 20대는 말하지 않아도 'Exit Plan(철수 경로)'을 상정하고 있어.

→ 그래서 “언팔하거나 차단하면 끝”이라는

손쉬운 퇴장 경로가 있는 관계 방식만을 선호해.


2. ‘호감’은 은밀하게 드러내고, 서서히 합의로 발전해야 안전하다

연락처 주고받기 = 선언적 행위

→ “나 너한테 관심 있어.” = 부담


DM 주고받기 = 탐색적 행위

→ “그냥 스토리 리액션인데요?” = 부담 없음


즉, ‘의도 없는 척’ 접근이 가능해야 관계가 시작될 수 있는 시대


3. DM은 플랫폼 안의 ‘감정 실험실’이다

좋아요 → 리액션 → 짧은 대화 → 댓글 → DM

이 흐름 자체가 서서히 신호를 보내며 수면 아래로 감정을 깔아놓는 과정

→ 직진은 무례, ‘눈치 게임’은 문화



방식 90~00년대 지금

호감 표현 연락처 주고, 전화하고 DM으로 조용히 접근함

거절 시 부담스러움 감수 조용히 언팔/차단 후 리셋

감정 전략 드러내며 다가감 감춘 채 기웃거림



“그들은 감정을 직접 건네지 않는다.

말 대신 DM을 남기고,

눈빛 대신 리액션을 날린다.

그건 비겁함이 아니라,

지금 시대의 섬세한 생존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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