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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괜찮다'고 말할까?

– 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고 해도 괜찮다

by stephanette

“괜찮아요.”

입에 익은 말이다.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먼저 꺼내놓곤 한다.


“괜찮지 않다”는 말을 꺼내면

그 순간, 누군가의 시간이 무너질까 봐

나를 걱정할까 봐,

아니면… 나 자신이 무너질까 봐

우리는 너무 자주 괜찮은 사람인 척한다.


‘나는 괜찮다’는

사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비밀의 감옥 열쇠다.

그 말 안에는,

‘실은 많이 힘들었다’는 고백이 잠겨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꼭 괜찮아야 하지?


괜찮지 않을 때,

잠깐 주저앉아도 괜찮고

어디가 아픈지 몰라도 괜찮고

누가 나를 이해 못 해도 괜찮다.


우리는 모두

한 손엔 눈물, 한 손엔 말 못 한 감정을 들고

살아가는 행성이다.


그러니 가끔은,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응, 나 지금 좀 안 괜찮아.”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이야.”

“그러니까, 말 걸지 말고 옆에만 있어줘.”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사람됨의 가장 단단한 연약함이다.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짜로 누군가에게

괜찮아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줄 수 있다.


오늘 당신이

누군가의 “괜찮지 않음”을

조용히 껴안을 수 있다면,


당신도 아마

그 누군가의 마음에

아주 오래 빛나는 별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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