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언제나 내 안을 먼저 다스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늘 타인과 싸운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하루도 빠짐없이 나 자신과 전쟁 중이었다는 걸.
‘왜 그런 말에 상처받았을까?’
‘왜 지금 아무 말도 못 했을까?’
‘왜 그렇게까지 나를 증명하려 들었을까?’
그 질문들이 내 안을 파고들 때,
나는 적이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의 허약한 군대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그동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고,
‘의연한 사람’처럼 행동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건
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
외부의 평판과 기대에만 반응하던 군인이었다.
진짜 전쟁은 거기서 시작됐다.
‘내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감정이 올라올 땐 반응하지 않고 관찰하는 훈련.
모욕 앞에서 되묻는 훈련.
‘지금 이 말은 나를 흔들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거리두기.
그건 자존감이 아니라, 전략이었다.
내가 감정에 휘둘릴 때,
상대는 내 리듬을 가져가고
나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된다.
예측 가능한 사람은,
가장 먼저 무너지는 병사다.
그래서 나는 나를 예측할 수 없는 사람으로 훈련했다.
침묵하는 법을 배웠고,
딱 한 박자 늦게 웃는 법을 익혔고,
눈앞의 말보다 상황 전체를 보는 시야를 키웠다.
이제는 알겠다.
“그때 왜 그렇게 화났어?”라는 질문엔
“화가 난 게 아니라, 상황을 보고 있었던 거야.”라고 대답할 수 있다.
감정을 버린 게 아니다.
그건 무기로 갈아 끼운 것뿐이다.
진짜 전쟁은,
조용히 시작되고
내 안에서 먼저 끝난다.
그리고 그렇게 한 싸움씩 끝낼 때마다
나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더 잘 견디는 사람이 되어간다.
지금은 화르르 불탈 때가 아니다.
차갑게 식을 때이다.
특히 전쟁을 앞두고 있다면.
사족
진짜 전쟁은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서 먼저 시작된다.
1. 유연성의 확보 -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라
2. 거리두기 - 장기적 관점에서 거시적 관점에서 해석하기
3. 전투 모드 장착 - 삶을 전략처럼 살아라.
4. 자기 훈련 - 반복, 강철의 의지로 자신을 무장하라.
스스로를 장악하지 못하면, 누구에게도 이길 수 없다.
스스로에게 상황에 대해 처절하게 해석하는 것과 별개로,
별 것 아니라고 말하라. 충분히 이길 힘이 있다고.
왜냐하면,
자신의 감정을 털어버려야 시작되는 싸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