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유형별 엘리베이터 안 생존기

ISFP 시점 –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같은 칸에 있었다”

by stephanette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무도 없었다.

좋았다.

나는 조용히 타서 구석에 선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는 오른쪽 구석.

등을 벽에 붙이고,

살짝 고개를 숙이면 조명이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몇 초 후,

누군가가 들어왔다.

나는 몸을 살짝 옆으로 기울여 공간을 내줬다.

그는 내 옆에 섰다.

우리 사이엔 정확히 두 사람의 거리.


말은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


엘리베이터 안의 조명은

노란빛이었다.

천장의 둥근 금속 버튼에

그 노란빛이 비친다.

버튼 가장자리에

아주 작고 흐릿한 지문 자국이 보였다.


사람이

지나간 흔적들.


나는 그런 걸 보면

괜히 마음이 조용해진다.


층수 표시가 6에서 7로 올라가는 동안

나는 그의 옆모습을 흘끗 봤다.

코트의 주름, 신발의 낡은 끈.

그리고 가만히 선 손.


그 손이

슬프게 보였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느낌이었다.


내릴 층이 가까워왔다.

그가 먼저 내렸다.

아무 말도 없이.

나는 고개를 아주 작게 숙여 인사했다.


그는 못 봤겠지만,

괜찮다.


나는 그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며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괜찮은 하루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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