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FP 시점 –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같은 칸에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무도 없었다.
좋았다.
나는 조용히 타서 구석에 선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는 오른쪽 구석.
등을 벽에 붙이고,
살짝 고개를 숙이면 조명이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몇 초 후,
누군가가 들어왔다.
나는 몸을 살짝 옆으로 기울여 공간을 내줬다.
그는 내 옆에 섰다.
우리 사이엔 정확히 두 사람의 거리.
말은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
엘리베이터 안의 조명은
노란빛이었다.
천장의 둥근 금속 버튼에
그 노란빛이 비친다.
버튼 가장자리에
아주 작고 흐릿한 지문 자국이 보였다.
사람이
지나간 흔적들.
나는 그런 걸 보면
괜히 마음이 조용해진다.
층수 표시가 6에서 7로 올라가는 동안
나는 그의 옆모습을 흘끗 봤다.
코트의 주름, 신발의 낡은 끈.
그리고 가만히 선 손.
그 손이
슬프게 보였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느낌이었다.
내릴 층이 가까워왔다.
그가 먼저 내렸다.
아무 말도 없이.
나는 고개를 아주 작게 숙여 인사했다.
그는 못 봤겠지만,
괜찮다.
나는 그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며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괜찮은 하루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