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유형별 엘리베이터 안 생존기

INFP 시점 – “말하지 않아도, 나는 느꼈다”

by stephanette

엘리베이터에 혼자 서 있었다.

거울 너머에 내 얼굴이 떠 있었다.

나른한 오후.

빛은 희미했고, 공기는 살짝 건조했다.


문이 열렸다.

누군가 들어왔다.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조용히 15층을 눌렀다.


그때부터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말이 없는데,

그 사람에겐 깊은 우울함 같은 게 느껴졌다.

슬픈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럴 수도 있지.

아니면 단순히,

그냥... 조용한 사람일 수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의 하루를 상상하고 있었다.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받았나?”

“아침에 늦잠을 잤나?”

“아니면,

원래부터 이렇게 고요한 사람이었을까?”


6층.

나는 아직 한 층도 안 지났는데

마음속에선 소설 한 편이 써지고 있었다.


그가 핸드폰을 꺼낸다.

배경화면은 고양이.

회색빛 털, 한 쪽 눈은 감겨 있다.


나는

“이름이 뭐예요?”

라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12층.

그가 내렸다.

말없이.

나는 그냥, 작게 속삭이듯 속으로 말했다.


“당신의 하루가 부드럽길 바래요.”

내 마음 속으로.


문이 닫혔다.

나는 다시 거울을 봤다.

방금 일어난 일이

진짜인지 상상인지도 모르겠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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