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J 시점 – “이 침묵, 시간 낭비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마자
3초 만에 문이 열렸다.
기분 좋다.
계획대로.
안에 누군가 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14층 버튼을 눌렀다.
상대는 이미 12층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좋아.
누가 먼저 내릴지 명확하다.
불필요한 줄다리기 없다.
이런 구조, 참 좋다.
1층.
2층.
3층…
조용하다.
말 없는 침묵이
기계음처럼 층수와 함께 올라간다.
그런데,
어딘가 낯설다.
그 사람…
뭔가 말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한데,
왜 안 해?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이 어중간한 ‘기류’가 더 비효율적이야.
나는 시계를 한 번 본다.
08:41.
회의 5분 전.
층수는 아직 7.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이런 엘리베이터는 좀 더 속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야겠군.
나는 상대를 슬쩍 본다.
ENFP 스타일일 수도 있겠다.
가방에 키링이 많고, 표정이 수시로 바뀐다.
말을 삼키는 게 보인다.
결국,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출근길이세요?”
상대가 깜짝 놀라며 웃는다.
“아, 네! 10분 여유 두고 나왔는데, 오늘따라 좀 긴장되네요ㅎㅎ”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정확히는 지금 8분 남았습니다. 충분히 가실 수 있겠네요.”
12층 도착.
그가 내리며 인사를 건넨다.
“감사해요. 덕분에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나는 말없이 손을 살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