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과 자꾸 부딪히는 이유는 내면에 숨겨진 상처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한 사람과 자꾸만 부딪히는 순간을 겪는다. 유독 이 사람과만 대화가 잘 풀리지 않고, 사소한 말다툼이 자주 일어나며, 감정적으로도 금세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마치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는 것만 같아 ‘또 왜 저러는 걸까?’ 하고 답답해진다. 하지만 반복되는 갈등의 이면에는 “내면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어떤 인물과 특별히 잦은 갈등이 발생한다면, 외면적으로 드러난 ‘말다툼’이나 ‘불화’는 사실 그저 신호(sign)일 뿐이다. 이 신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갈등은 내면의 깊은 곳에서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나 상처가 표출된 결과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 과거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억압당한 경험이 있다면, 비슷한 정서적 패턴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자기 가치감의 흔들림: “나라는 존재는 충분하지 않다”는 마음이 은연중에 깔려 있을 때, 타인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곧바로 자존감이 흔들린다. 이런 불안감이 곧 상대방에 대한 방어적 태도로 전환되며, 결국 잦은 충돌을 낳는다.
즉, 특정인과의 갈등은 상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쌓여 있는 불편한 감정과 신념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복되는 충돌은 오히려 우리 내면을 다시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왜 나도 모르게 이렇게 반응했을까?’, ‘이 말이 왜 유독 가슴을 아프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 질문을 통해 비로소 내가 아직 치유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감정 인식의 훈련: 갈등이 생길 때마다 불편함을 단순히 ‘화’로만 치부하지 말고,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를 차근차근 기록해 보라.
패턴의 반복 관찰: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보일 때마다 유독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그 속엔 “존재가 무시당할 때 느낀 고통”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을 인지하면, 다음번 충돌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대화 거리 두기’나 ‘회피 전략’을 선택한다. 하지만 진짜 해결을 원한다면, 회피가 아니라 직면이 필요하다.
감정의 검토: 갈등이 끝난 뒤에도 마음 한편이 개운치 않다면,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을 기록하거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털어놓아 보라.
내면 아이 돌보기: 어릴 때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지금도 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그 아이에게 “괜찮아, 네 감정은 소중해”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라. 활동지에 내면아이가 원하는 말을 직접 써보는 것도 좋다.
가치 재정립: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진짜 원하는 소통은 어떤 모습인지 질문해 보라. 스스로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면, 상대와의 대화 중에도 흔들림이 줄어든다.
내면 정리가 되어 있으면 타인의 말과 행동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 경계를 무너뜨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감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지만, 동시에 나의 감정을 지키는 경계도 필요하다.
공감적 경청: 상대방이 나에게 전하려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되, 그 순간 내 안에서 불편한 감정이 솟구치면 “지금 이 부분에서 나는 이렇게 느껴져”라고 솔직하게 표현해 보라.
자기 돌봄 우선: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휩쓸리기보다, 내 몸과 마음 상태를 우선 점검한 뒤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도록 연습해 보라.
특정인과 부딪히며 생긴 감정적 불편함은, 사실 우리가 아직 마주보지 못한 내 안의 미완의 부분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이를 외면한 채 갈등을 회피하면, 같은 상처가 계속 반복될 뿐이다.
갈등이 찾아올 때마다 잠시 멈춰 서서 다음과 같이 물어보라.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이 감정 속에는 어떤 과거의 상처나 미처 정리되지 못한 신념이 숨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는 순간, 비로소 내면이 조금씩 정리되고, 반복되는 갈등의 굴레에서 해방될 수 있다. 나 자신과 마주보는 용기를 내면, 관계에서 느끼는 괴로움 또한 성장의 기회로 바뀐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성장하며 지나온 길이 어떠했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공감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능력은 남아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우리를 가둘 수는 있지만, 스스로 그 문을 열어 주지 않는 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오늘 한 번, 가벼운 호기심과 따뜻한 연민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의 내면을 살펴보면 어떨까? 분명 당신의 관계와 마음속에도 작은 변화의 빛이 스며들 것이다.
“공감은 감정이 아니라 지능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단순히 함께 울고 웃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이해하는
지혜로운 사고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