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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Feb 12. 2021

026. 결혼이 하고 싶어 졌다_ 결혼과 가족

연애, 관계 맺기를 고민하는 너에게

꽤 오랫동안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고, 어느 시기가 지나자

나에게 그 누구도 결혼을 강압적으로 권유하지 않는다.


물론 나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상대에게

결혼은 나의 사적인 부분이니

신경을 꺼 달라는 내용을

상대의 태도에 따라 때로는 정중하고,

때로는 필터 없이

이야기해 왔기 때문이겠지.


요즘 그와 긴 시간 떨어져 있으면서,

자꾸 그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서,

그보다 더 잘 생기고 조건 좋은 남자를 앞에 두고도

자꾸 그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서,

'이게 사랑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에게 결혼은 참으로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새로운 사람과 집단을

나의 삶의 범주 안에 들인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힘든 일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에게 나의 삶의 범주에

누군가가 들어온다는 것은 꽤나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가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가족으로 묶이는데

나에게 가족은 마음을 치유하고 정서를 어루만질 수 있는

동거이건, 사실혼이건, 결혼을 했건, 입양이건,

혈연으로 묶여 있건, 법적으로 묶여 있건 상관없이

주거 공동체이다.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다.

결국 제도로 묶이지 않고, 책임으로 묶이지 않으면,

쉽게 버리고, 이별하고,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법으로 묶여 있건, 책임으로 묶여 있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없는데 법과 책임감이 있다고

가족인가?


그러다가 오늘 문득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싶어 졌다.


나에게 가족은

동거이건, 사실혼이건, 결혼을 했건, 입양이건,  혈연으로 묶여 있건, 법적으로 묶여 있건 상관없이 마음을 치유하고 정서를 어루만질 수 있는 주거 공동체
조건 없는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대상

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저에는

가족이 있다.

모두에게 가족이 같은 안정감을 주지는 않겠지만

각자만의 안정감을 주는

안전공간이나 안전 대상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에게 가족을 생각해보니

나의 삶의 변화나 도전에 있어

가장 근원에 위치한 안정감이었다.


가족이 나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었기 때문에

세상 누가 뭐라고 해도 나의 일을 해나갈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순간 많은 이유로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관둘 때에도 대학을 재수했을 때에도

가족은 나에게 가족이었다.

내가 백수가 되어도 가족이 걱정은 했지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가족은 그런 것 아닐까?

결혼을 생각하면서

직업, 학교, 연봉 등의 조건을 따진 적은 없지만,

상대의 성격, 나를 얼마나 사랑해줄 것인가 등등의 조건은

늘 따졌던 것 같다.


곰곰 생각해보니

그런 모든 것을 다 초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결혼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문제에서

그것을 참을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결혼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가 달라지겠지만,


문득,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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