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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Feb 09. 2021

클럽하우스를 시작했다

클럽하우스의 매력과 우려점

지난주 갑자기 친구들의 인스타 게시물에 캡처 사진이 떠돌았다. 아직 많지 않은 팔로워 수와 팔로잉 수, 그리고 아주 단순한 디자인의 페이지 캡처였다. 모두 '잘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이라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대체 무얼까를 한참 찾아보니 '클럽하우스'라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였다. 대체 뭘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입을 하려고 했더니 심지어 누군가의 초대장(추천)이 필요하단다. 세상에.. 이거 시작은 가능한 거야?


클럽하우스는 음성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이다.

그동안의 소셜미디어가 문자와 이미지, 그리고 동영상 중심이었다면, 클럽하우스는 철저히 음성 중심의 소셜미디어이다.


클럽하우스 어플에 접속하면 일명 복도라고 불리는 곳에 다양한 대화방(?)이 있고, 이 방에는 언제든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대화방은 스테이지와 스테이지 아래로 나뉘는데, 스테이지는 음성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일명 스피커들이 머무는 곳이고, 대화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대화방에서의 대화를 듣는 리스너들은 스테이지 아랫단에 있다고 생각하며 된다. 리스너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손을 들고 스피커를 요청하여 스테이지에 참여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듣다가 나가고 싶다면 언제는 'leave queitly' 버튼을 누르고 조용히 퇴장할 수도 있다.


스피커는 다시 모더레이터와 일반 스피커로 나뉘는데, 모더레이터는 대화방을 개설자와 개설자가 방 운영을 위해 지정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모더레이터는 리스너의 스피커 전환을 도울 수 있으며, 방 운영에 있어 문제가 되는 사람들을 뮤트 하거나 강제 퇴출하는 등의 운영과 관련된 권한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쯤 되면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면서 알아야 될 아주 아주 간단한 정보들은 대략 정리가 된 것 같다.


클럽하우스는 양방향이면서 청취율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라디오이다.

클럽하우스를 며칠 간 사용해 보면서 느낀 것은 약간은 라디오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복도를 여행하다 보면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찾아 내가 원하는 채널을 찾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철저히 음성 중심이기 때문에 다른 방에서의 대화를 들으면서 내가 원하는 다른 주제의 방을 찾고 있노라면 라디오를 들으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각 방마다 몇 명이 참여하고 있고, 몇 명의 스피커가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라디오 치고는 그 청취율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각 방 별로 방 제목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이야기 주제를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제에 대해서 한 사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너도 언제든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양방향 라디오의 느낌이 강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느낌으로 클럽하우스를 사용하고 있겠지만....


클럽하우스를 이용해보니.. 장점과 단점

클럽하우스를 한 5일 정도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클럽하우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논하는 방도 생기기 시작했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1.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셀럽과 일반인 사이의 정서적 거리를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노홍철 씨, 정재승 교수, 김재중 씨, 장근석 씨 등등 유명 연예인이나 셀럽들 역시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는 멀었던 그들과의 정서적 거리가 매우 가깝게 느껴지는 지점이었다.


2.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를 하면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말을 하고 싶어 했었던가.. 싶도록..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데 아주 즐겁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면이 아닌 것으로부터 오는 장점, 그리고 음성 대화라는 것으로부터 오는 장점이 클럽하우스 이용자들 모두를 말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3. 유용한 강연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클럽하우스는 엘론 머스크와 주커버그의 등장으로 한층 더 관심을 받게 되었다. 유명한 사람을 어렵게 초빙해서 영상을 찍거나 공간을 빌리거나 하는 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강연장이 가능할 것 같았다. 각자의 장소에서 음성으로만 접속을 하면 되니 시간만 잘 스케쥴링하면 유명인의 강연이 애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음성으로 언제든 질문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 기존의 강연보다 더욱 편리하고 유용한 강연이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우려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 방의 성격이 모더레이터의 진행 방식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열린 성격의 플랫폼이기는 하지만 각 방마다 진행하는 모더레이터의 진행방식에 따라 방의 성격이 좌지우지된다. 몇 개의 방은 매우 자유로운 이야기가 가능했으나 몇 개의 방은 결국 모더레이터와 모더레이터가 존경하는 지인의 의견 제시로 점철된 느낌의 방도 있었다.

유명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방에 입장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아나운서를 좋아해서 들어온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방의 제목은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주제로 되어있는 반면, 스피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더 나아가 특정 한 모더레이터를 지정하여 의견을 덧붙여주십사.. 하는 진행방식은.. 과연 이 플랫폼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맞는가.. 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행방식의 좋고 나쁨은 없다. 나에게 맞지 않으면 조용히 그 방을 떠나면 된다. 다만, 모더레이터의 진행방식에 따라 내가 기대한 대화방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이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2. 결국 다시 계급과 소외의 발생이 문제가 될 지도...

클럽하우스는 유명인과 일반인들 간의 정서적 거리를 대폭 감소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느 소셜 미디어나 그렇듯 이미 셀럽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파워, 그리고 그 플랫폼에서 셀럽이 되어가며 가지게 되는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셀럽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다시 경계 지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대화가 이어진다면 누군가 그 방에서 소외될 수 있다. 이미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를 느끼로 아예 '클럽하우스 내에서의 계급 발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들도 생기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장단점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딱 달라붙어 있는 기분이다.

장점을 원해서 이용하고 있으나 단점은 분명 발생하고, 그 단점이 발생하고 있으나 그로부터 얻어가는 혜택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용자들 또한 무언가 찝찝한 기분을 느끼는 부분들은 있으나 그러면서 동시에 누군가와 친해지고, 전문적인 정보를 가져간다는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즉, 장단점이 모두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겨우 5일 이용해 보고, 모든 것을 안다고 할 수도 없고, 또 다른 많은 장점과 단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건 클럽하우스는 흥미로운 새로운 소셜 미디어는 분명하다.

클럽하우스 죽돌이 죽순이가 생기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업무 중에도 직상 상사 몰래 클럽하우스를 켜놓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 분명 매력적이기는 하다.


앞으로 어떤 수익모델을 보여주며 클럽하우스가 성장해갈 지 이용자로써 매우 궁금하기는 하다. 그리고 사회에서 클럽하우스가 어떻게 발전되면서 사람들을 연결시킬지도 매우 긍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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