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time was not passing...it was turning in a circle...”
너무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처럼, 선형적인 시간이 아닌 동그란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라 곧 호주에 사는 조카들과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하기로 되있습니다. 저는 지금 스페인의 이비자라는 섬에 와 있구요.
2년 전에 호주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고, 그 이 후로또 가끔씩 줌을 통해 만나는 조카들과 제게는 세대를 건넌 공통 관심사가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였던 거죠.
제가 기억하는 애니메이션 속 빨간색 퀸과 달리,
8살의 조카가 기억하는 빨간색 퀸은 헤렌함 보함 커터가 연기한 모습이지만 말이에요.
정말 이 시대, 157년이 넘는 시간을 이겨내며, 가장 상징적이며, 기발하고, 지금도 저의 상상의 문을 열게 하는 작품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V&A 박물관에서 최초로 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글이 쓰였던 메뉴스크립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각종 문화 현상으로 재탄생하는지를 한눈에 보러 갔습니다.
토끼굴로 점프 한 거죠. 그리고 이상하게 오늘, 엘리스 텍스트 속 내재한 또 다른 수수께끼가 무얼까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루이스 캐롤은 엘리스를 쓰고 책으로 만들 때, 이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존 테니 얼에 의뢰를 했습니다. 아래가 그가 그린 첫 엘리스예요.
존 테니엘. 엘리스, 1865년 전에 나온 일러스트레이션
시간을 거슬러 글로벌 현상으로 아이코닉한 엘리스를 만나러 갈까요?
김승민 큐레이터 (슬리퍼스 써밋 & 이스카이 아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