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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할 때 길(吉)을 쓰나?

-주역으로 본 생각거리 21

by 스테파노

주역에는 길(吉) 자가 자주 나온다.

길(吉)은 ‘아름답다, 착하다, 훌륭하다’란 뜻이다.


이 모든 뜻이 길(吉) 자에 있으니

마음씨가 착하여 곱고 바른 면이 드러날 때도 길(吉)이라 하고

마음씨가 더없이 갸륵하여 아름다울 때도 길(吉)이라 한다.

또 마음씨가 훌륭하여 나무랄 데가 없을 때도 길(吉)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길(吉) 자에는 진선미(眞善美)가 다 들어 있으니

사람이 이상적으로 닮고 싶은,

또 되고 싶은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주역에서는 사람들을 평가할 때 길흉회린(吉凶悔吝)을 자주 쓴다.

이 중 길(吉)은 어떤 일을 사람으로서

훌륭하게 착하게 또 아름답게 해냈을 때

최대의 찬사를 보내 용기를 주는 말이다.


주역(15-3)을 보자.


청년은 겸손 문화가 짙게 흐르는 사회 분위기에서

여성들로부터 교만하다고 비방을 받는다.


청년은 속으로 누군가 나서

‘생기 있고 주체성이 있는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라고

외치는 사람을 기대하나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청년은 자기가 나서고 싶으나 괜히 나섰다가

‘평소에도 잘난 척 나대더니, 역시 교만한 친구야,

제 버릇 개 주겠나!’ 하고 정을 맞을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이웃한 세상은

여성들이 정권을 잡고 있어 공포정치를 행한다.

여성들은 약체 정부 취급을 받지 않으려고

언로를 막아 소통이 안 되고 또 강제로 자유를 억압하여

공포정치의 폐해는 날이 갈수록 더욱 세진다.


청년이 사는 지금 세상에도 공포정치의 폐해가 들이닥치지만

주체성이 없는 겸손 문화이기에 다들 숨죽이고 있다.


청년이 사는 지금 세상의 여성들은

평소 교만하다고 비방하던 그 청년이 나서

공포정치의 폐해를 윗사람(소통책임관)에게 전달해 주길 은근히 바라고 있다.


과연 청년이 나설까?

만약 청년이 위험 부담을 껴안고 용감하게 나선다면

훌륭한 일을 했다고 공동체 사람들은 다들 좋아하지 않을까?


또 청년이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

공포정치의 폐해를 소통책임관에게 전달한다면

착한 일을 했으니 평소 교만하다고 비방하던 사람들부터 칭찬받지 않을까?


그리고 청년은 자신과 또 많은 여성에게 유익하게

공포정치의 폐해를 전달한다면

공동체 사람들은 마음씨가 더없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을까?


길(吉)은 위와 같이 이를 해내어

마음씨가 훌륭하고 착하며 아름다울 때

최고의 찬사를 주는 격려의 최상급 언어일 것이다.


주역 15-3에는 “자기를 미흡한 자라고 말하며

겸손을 위해 애쓰는군요.

군자는 매듭짓는 게 있어 길하군요

[노겸(勞謙) 군자(君子) 유종(有終) 길(吉)].”


이 말은 주역이 청년에게 ‘겸손을 위해 애쓴다.’라고

가꾸어야 할 좋은 자산을 잘 활용하고 있으니

높이 인정한다는 말이다.


또 주역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는 태도를 보고

군자의 품성을 가졌으며

특히 유종(有終)이라고 끝은 있게 매듭지어 말하니

군자같이 현명하다고 격려한다.


종(終)은 ‘겨울이 계절의 끝인 것처럼

바느질은 실로 매듭지을 때 끝난다’라는 뜻이다.

(주역에서 본 생각거리 2 참조)


드디어 주역은 청년에게 이 모든 점을 고려하여

길(吉)하다고 진선미가 포함된 최고의 찬사를 한다.


주역은 이러한 높은 격려를 하는 참뜻이 있다.

즉 청년은 겸손을 위해 애써 조심스럽게 말을 전달하고

또 청년의 이러한 행동은 군자같이 현명하여

끝은 있도록 일의 마무리를 잘해 놓았다고

강점을 크게 격려한다는 뜻이다.


‘길하다’라고 격려할 때는

행동거지에서 진선미가 드러나야 한다.

즉 훌륭한 모습과 착한 모습 그리고 아름다운 모습이

누가 보아도 그 드러남이 명료하여야 한다.


잘못 길(吉)을 쓰면 진솔함을 왜곡하는 말로

빈말 치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전에 진선미가 다 들어 있도록

마음 씀을 갖추는 것이 먼저이다.


우리는 새봄이 올 때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길운을 크게 기원하는 뜻에서 휘호를 대문에 써 붙인다.

이때 옛날 사람들은 진선미가 갖추도록 마음씨를 다지지 않고

크게 길함만을 기다릴 때

‘가게 기둥에 입춘 주련이라.’라고 비꼬아서 말한다.


장사치처럼 마음씨는 갖추지 않고 좋은 것만을 들어오기 원할 때

제격에 맞지 않음을 비유하여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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