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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Nov 29. 2024

쓴소리_당신이 이직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하루에도 수백 장의 이력서를 보고, 1년에 400명 이상의 후보자들과 소통하며 고객사에 추천하는 헤드헌터 입장에서 가끔 '아 이러니 이직에 실패할 수밖에 없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서류 작성부터 면접까지 충실히 준비를 해주시지만 정말 기본적인 부분부터 전혀 준비나 태도가 되어 있지 않은 분들도 자주 만납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직을 하려고 하니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원인을 본인이 아닌 주변 환경 탓으로 돌리는 걸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몰라서 그러실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쨌든 이런 태도와 준비로는 절대 원하는 곳에 이직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이력서가 너무 허술한 경우


이직의 기본은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작성입니다. 내가 이룬 성과들을 인사팀에 보여줘야 하고, 채용 담당자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확인 후 면접으로 보낼지 말 지 결정합니다.


요즘 한 장 짜리 이력서와 같은 간단 이력서가 한편에선 유행이어서 그런지, 너무나 간략한 이력서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경력은 10년 차가 되어 가고 재직했던 회사가 3~4군데가 되는데도 경력기술이 1~2장에 머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이력서의 경우 대부분 인사팀에서의 피드백은 불합격이며 그 사유는 '명확한 성과나 업무 과정을 확인할 수 없다'입니다.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모르는 사람을 우리 회사에선 뽑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끔 너무 이력서 내용이 빈약한 경우 조금 더 채워줄 것을 제가 구직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러이러한 부분들을 채워주세요라고 연락을 드리면 열에 아홉은 그냥 연락이 끊깁니다. 이력서 수정하는 게 귀찮으신 거죠. 그리고 늘 그런 부족한 이력서로 여기저기 지원하면서 로또에 걸려라 하는 식으로 합격을 비시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력서 작성 시 STAR를 생각하라고 합니다. STAR 기법은 이력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경험을 구조화하여 설명하는 방법으로 S (Situation, 상황), T (Task, 과제), A (Action, 행동), R (Result, 결과) 순으로 작성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효과적인 STAR 작성을 위해서는 구체적 수치 사용, 본인의 기여도 강조, 시간 순서대로 구성을 해야 하며, 작성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긴 설명, 불필요한 배경 정보. 팀 전체의 성과만 언급, 구체적 수치 없는 모호한 결과, 실패 사례만 나열하는 경우입니다.


STAR 기법만 잘 생각해서 경력기술서를 작성하셔도 훨씬 보기 좋은 이력서가 될 것이니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실제 작성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프로젝트명: 모바일 앱 리뉴얼]

S: 2023년 1분기, 당사 주력 모바일 앱의 사용자 이탈률이 35%까지 증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T: 프로젝트 리더로서 3개월 내 이탈률 20% 감소와 신규 가입자 30% 증가를 달성해야 했습니다.

A

- 500명 대상 사용자 설문조사 실시

- 주 2회 사용자 인터뷰 진행 (총 24명)

- UI/UX 개선안 도출 및 디자인팀과 협업

- A/B 테스트를 통한 최적화 진행

R

- 이탈률 25% 감소 (35% → 10%)

- 신규 가입자 45% 증가

- 앱스토어 평점 0.8점 상승 (3.2 → 4.0)

- 사내 우수 프로젝트 선정


2. 내가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면접에 가는 경우

서류에서 통과 후 면접을 갈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이 해당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현재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확인 후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아무 생각 없이 면접을 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인사팀에서 불합격 피드백을 받은 것 중에서 "우리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온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종종 듣습니다. 


물론 사전에 소통을 하며 처음 들어보는 회사일 경우 회사에 대한 설명 및 최신 기사들 등을 스크랩해서 메일로도 전달드리고 몇 번이나 사전에 확인을 하고 면접을 가시라고 당부를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드린 자료들은 읽어보지도 않으시고 그냥 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도대체 이 후보자는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는지 알 수도 없고, 이렇게 준비도 없이 면접에 참석한 분들을 결코 채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면접 준비하면서 반드시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고 가시는 것을 꼭 강조드립니다.


3. 나의 역할보다 처우, 복지에만 관심 있는 경우

면접에서는 항상 마지막에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회사에 궁금한 것은 없나요?"라는 역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데요, 이 질문을 통해 면접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 보시면 됩니다.


비록 면접을 잘 못 봤지만 마지막 질문에서 본인이 회사에 대해 준비해 갔던 질문들, 주로 회사에서 당면한 과제나 본인의 역할 등에 대해 질문을 하며 주도권을 가져갈 경우 오히려 좋은 인상을 받고 합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역할 등에 대한 관심보다 처우는 어떻게 되는지, 복지는 어떻게 되는지, 야근은 많은지 등 근무 환경에만 관심을 두고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 대부분 불합격을 하게 됩니다. 


물론 연봉, 복지, 근무 환경도 이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며 궁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질문하는 시기가 잘못되었습니다. 그러 부분은 최종 합격을 하고 난 뒤, 인사팀과 처우 협의 시 문의를 해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인데, 면접에서부터 본인의 역할이 아닌 근무 환경에만 관심을 둔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전혀 해당 후보자는 매력적이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질문을 할 바에는 아예 질문을 안 하시는 것이 낫고, 역질문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나 입사 후 본인이 맡을 역할등에 대해서 질문을 하시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4. 직책을 여전히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

주로 시니어분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내가 왕년에 어떤 회사에서 일했는데, 내가 이전엔 무슨 직책이었는데 하시면서 본인의 과거를 내려놓지 못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일 년 전까지 임원을 하시다가 갑자기 직책이 내려가면 자존심도 상하고 회사에서 나를 이렇게 밖에 보지 않나 하는 서운함도 드실 것 같습니다. 


만약 아직 이직이 급하지 않으시고 굳이 당장 이직을 하지 않으셔도 괜찮으시다면 그런 조건을 고집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자리를 기다리는 것도 구직자 입장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 이직을 해야 하시는 분들조차 눈앞에 좋은 기회가 다가왔는데, 단순히 회사 규모나 직책이 이전보다 못하다고 거절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더 큰 회사, 이전과 동등한 수준의 직책 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럴 경우 우선 알겠다고 말씀은 드리지만, 그 이후에 그분들이 원하시는 자리를 제안드렸던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안드린 회사가 성장 가능성도 높고, 충분히 탄탄한 좋은 회사임에도 거절하시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아직 사회에 나오실 준비가 되지 않으셨구나, 덜 내려놓으셨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시니어분들은 본인이 그동안 쌓아오셨던 것 들을 충분히 비우시지 않으면, 새로운 기회는 절대 다가올 수 없다는 것을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헤드헌터로 일하며 겪어온, 이직에 실패했던 케이스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직은 충분한 준비와 마음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미 나와 비슷한 역량의, 혹은 더 높은 역량을 가진 다른 분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내가 그들과 다른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누가 더 정성을 다해 준비했느냐에 따라 면접 결과가 갈리게 됩니다.


이직을 쉽게 하신 분들의 경우 초반 소통부터 적극적으로 저희의 의견을 따라주셨고, 오히려 본인이 회사 측이나 저희에게 질문이나 요구하는 것들이 많으셨던 경우 빠르게 이직에 성공하셨던 것 같습니다. 즉 얼마나 구직자가 해당 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았고 이를 철저히 준비했으냐가 이직의 성패를 가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용 시장은 늘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여전히 사람을 뽑지 못해서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채용 의뢰를 주신 회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그 수준에 부합하는 분들을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회는 분명 많습니다.


단, 이 기회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잡느냐는 전적으로 구직자들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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