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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Mar 07. 2024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인재에 대하여

스타트업 전문 헤드헌터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23년, 작년 한 해 스타트업에 20명의 인재를 추천하고 합격을 시켰습니다. 주로 시리즈 A, B 단계의 스타트업이었으며 합격하신 분들의 이전 직장을 살펴보면 대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규모의 조직에서 일하셨던 분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입사하신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오랫동안 근무를 하고 계시지만, 유독 스타트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3개월이 지나기 전에 퇴사를 하신 분들도 계시니다. 또한 링크드인에서 커리어 컨설팅을 해 드리다 보면 빅테크 기업 임원까지 하셨지만 스타트업으로 가신 후 ‘앗 뜨거워’하고 다시 대기업 생태계로 돌아가신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과연 어떤 분들이 스타트업에 가셨을 때 잘 적응을 하셨는지에 대해서 경험을 토대로 말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업무가 뚜렷하고, 그 회사에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느끼는 후보자들



위와 같은 성향을 가진 분이 가장 스타트업에 잘 어울리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컨설팅펌, 대기업 등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지만 큰 조직의 특성상 내가 원하는 업무의 확장성에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이 스타트업으로 지원하시면 만족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평소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리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 시 비록 처우가 동결되거나 더 낮아지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꼭 이직을 하시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경우 서류 전형 단계부터 저와 소통도 매우 잘 되고 면접 전형 단계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 면접 대비를 하며 원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 고객사의 장점 및 성장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드리려고 했으며, 함께 공부하고 논의하며 최종 합격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진행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표와 비전을 공감할 수 있는 후보자들. 이런 분들이 스타트업으로 가셨을 때 함께 성장하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내에서 나의 존재를 뚜렷이 밝히고 싶어 하는 후보자들



다음으로는 회사, 조직 내에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주변에 밝히고 인정받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직 사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대기업, 큰 조직에서는 내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one of them이라는 인식이 강해 업무에 있어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럴 경우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으로 이직 시 일에 대한 보람 및 본인의 존재 가치에 대해 만족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pre-A, A, B 정도 규모의, 20명 내외 조직의 스타트업으로 이직 시 이런 분들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것 같으며 입사 후에도 열심히 일하시며 본인의 존재감을 키우시는데 노력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위 두 가지를 살펴보았을 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뚜렷하며, 그 일을 대기업이나 큰 조직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을 때, “나의 역량과 존재감”을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선택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으로 이직 후 후회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스타트업으로 갔는데 정작 본연의 업무가 아닌 다른 일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을 경우에는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어서 다시 퇴사하시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조금 더 회사 내부적으로 대표님이나 인사팀과 소통을 해보며 업무의 방향성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눠보면 좋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다소 아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전문 헤드헌터로 근무하다 보니 비슷한 조직의 근무 경험이 없는 후보자의 경우 서류 추천 전부터 이직 사유에 대해 다소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스타트업에 대한 호기심이나 보상적인 측면(스톡 옵션 등)만 바라고 가시는 경우 대부분 후회를 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분들만 스타트업에 지원하실 수 있도록 소통을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의 장점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선별해서 가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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