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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의뢰를 받고 고민이 깊어집니다.

by 닥짱

의료기기 로봇수술 분야 스타트업의 영업팀 빌딩을 위한 의뢰를 받았습니다. 대학교 후보가 헬스케어 VC에서 일하고 있는데 포트폴리오사 중 한 곳을 연결해 준 것이죠.

해당 회사는 투자도 잘 받고 이제 본격적으로 대학병원, 종합병원,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팀장과 팀원들을 채용 예정입니다. 하지만 회사 대표님은 영업 쪽은 전혀 경험이 없으셔서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할 지에 대해 저희와 지속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제약 영업, 의료기기 영업은 약사법의 적용을 받고 각 병원의 DC 시스템 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Opinion Leader를 중심으로 심포지엄, Round Table Meeting 등도 주관해야 하고 주요 고객뿐 아니라 약제과 등 병원 내 주요 부서들과도 CRM을 잘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영업을 하시던 분이 새로 오시기는 어렵고, 최소 해당 경력이 2년 정도는 되셔야 혼자서 병원 하나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영업 팀을 빌딩해야 하는 입장에서 내부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고 0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어떤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합할지 고민이 됩니다.

국내 메이저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글로벌 탑 티어 의료기기 회사에 재직 중이신 분들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분들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는 취약할 것 같습니다. Salesforce, Tableau 등 이미 갖추어진 시스템 속에서, 그리고 든든한 백업 부서(영업기획, 학술, 마케팅, 임상팀 등)가 갖춰진 상황에서 성과를 내는 것과, 이번처럼 개발과 임상 팀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영업력이 강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을 더 잘하는, 실전형 인재가 더 맞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지만 그럴 경우 초기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는 다소 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업력이 강한 분들이 페이퍼에는 다소 약한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회사가 지방에 있다 보니 그 모수는 더 적어집니다.

어떻게든 좋은 분을 추천드려서 초기 세팅도 잘하고, 영업 기초를 탄탄히 갖춰놓게 하고 싶은데 그 그림이 쉽게 그려지지는 않네요. 중요한 건 관심 있어하는 후보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사 후 맡게 될 역할에 대해 확신을 얻고, 회사 대표님과도 후보자들 추천드리며 어떤 사람이 회사에 잘 맞을지 논의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채용 문제를 하나씩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 그리고 결국 회사의 성장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 저희 헤드헌터들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보람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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