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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Mar 08. 2024

매일 1,000명의 이력서를 검토하며 느낀 점

헤드헌터 입장에서 바라본 이력서 리뷰


매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1,000여 명의 이력서를 보는 것 같습니다.


링크드인, 잡코리아, 사람인, 피플앤잡 등의 사이트를 통해서 고객사로부터 의뢰받은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고 제안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 만의 루틴이 생긴 것 같고, 이력서의 어떤 부분에서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지에 대해 기준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이력서를 작성하시는 분들께서 참고하시면 좋을 내용들을 골라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력서를 계속해서 검토할지 안 할지는 첫 장에서 대부분 결정됩니다.


이력서 첫 장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요? 학력, 경력, 나이, 연봉, 거주지, 성별 등이 담겨 있습니다. 1,000여 명의 이력서 중 50% 이상은 여기에서 더 이상 넘어가지 않습니다. 즉, 절반은 첫 장만 보고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저희와 같은 헤드헌터들은 인사팀을 통해 JD에는 나와있지 않는 여러 조건들을 가지고 우선 필터링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여러 객관적인 조건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면 필터링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다른 경력이 좋아도 연봉이 너무 높다거나, 나이가 너무 많다거나, 거주지가 출퇴근에 편도 2시간 이상씩 걸리면 실질적으로 서류 통과할 확률이 확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구직자들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이미 정해져 있는 영역이고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시킬 순 없다고 보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인사팀에서는 우선 첫 장의 개인신상정보를 보고 많이 필터링을 한다는 것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물론 아닌 분들도 계실 겁니다 ^^;)


핵심 역량을 보고 추가 검토 여부를 결정합니다.



핵심 역량을 적어두시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상세 경력 기술서의 헤드라인 부분을 빠르게 훑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력서를 볼지 아닐지는 주로 키워드 중심으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팀장을 채용하는 포지션이 있을 때,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력서를 검토할까요? 당연하게도 미주, 남미, 해외영업, 팀장 이 4가지 키워드가 이력서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우선 확인합니다. 이 중 4개가 모두 포함되어 있으면 남은 이력서도 꼼꼼히 살펴보게 되며,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당연하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 역량은 나의 긴 커리어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3~5가지 정도 적어두는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핵심 역량을 서술 식으로 추상적으로 적어도 된다고 생각하시고 실제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위에서 예를 든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팀장의 지원한 후보자 두 명의 핵심역량을 예시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1번 후보자의 핵심역량

               저는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하고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2번 후보자의 핵심역량

               지난 10년 간 미주, 남미 지역 해외영업 담당자로 매 해 목표대비 110% 실적 달성             


자, 여러분이 인사팀이고 실무자시라면 어느 분을 뽑으실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핵심 역량은 간단하게 키워드 중심으로, 그리고 성과 위주로 작성해주셔야 하며 그래야 지금보다 더 많은 제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미사여구가 많은 자기소개서는 피로감만 높입니다. 과정과 결과 위주로 적어보세요.


간혹 자기소개서가 한 페이지를 넘어가시는 분들과 계십니다. 자서전을 쓰는 분들도 계십니다. 취미, 성장과정, 가족 관계 등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이직할 회사에 얼마나 적합한 분인지, 그 회사에 입사 시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궁금합니다.


자기소개서에는 본인의 경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프로세스 위주로 적어주심 좋으며 이 역시 결과 위주로, 과정 중심으로 적어주심 좋습니다. 괜한 미사여구는 오히려 이력서를 보는 분들의 피로감만 더 늘리게 됩니다.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와 같은 말은 적지 마시고 결과만 보여주세요. 그리고 그 결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협업하고 노력했는지만 팩트 위주로 적어주시면 됩니다. 너무 길지 않게, 한 장이 넘지 않도록 적어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즉 핵심 역량을 통해 나의 강점을 간략히 5줄 정도로 알렸다면, 경력기술서를 통해 이러한 강점들을 조금 더 구체화해서 작성해 주시고, 자기소개서를 통해 이를 더 확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줄기는 같습니다. 매 단락마다 다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면 안 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력서는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입니다. 나의 커리어, 이력서를 키워드 중심으로 나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실제 헤드헌터들이 잡포탈 등에서 인재를 검색할 때도 본인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용어들로 이력서를 작성해야 하며, 강조하고 싶은 키워드들은 반복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내세우고 싶은 역량들이 강조될 수 있으며 헤드헌터나 인사팀의 눈에도 잘 띄게 됩니다.


실컷 본인의 역량에 대해 서술해 놓고 이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누락하게 된다면 헤드헌터나 인사팀의 검색에서도 누락이 됩니다.


꼭 기억하세요. 이력서는 키워드, 핵심 강점 중심으로 결과와 과정에 대해 팩트 위주로 작성이 되어야 합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개인사는 최대한 적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매일 평균적으로 1,000 장의 이력서를 검토하며 느낀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위의 과정이 익숙해지면 사실 1,000장의 이력서를 훑어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습니다. 대부분은 이력서 첫 장에서 필터링되기 때문이죠.


경쟁력 있는 이력서를 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반복해서 이력서를 작성해봐야 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보면서 나의 커리어를 다듬어 봐야 합니다.


저는 현재 이력서 유료컨설팅을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이력서를 고치는 것이 아닌 1시간 이상의 미팅을 통해 상대방의 강점을 찾아서, 이를 잘 구현해 주는 이력서 작성을 하실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렇게 본인의 경력들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나눠보며, 그걸 바탕으로 이력서만 잘 작성해도 그 과정을 통해 나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면접 준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잘 되어야 이력서도 잘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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