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완벽한 이력서(Resume)는 1482년에 쓰였습니다.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의 지배자 루도비코 스포르차에게 보낸 구직 편지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다빈치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화가'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가 보낸 이력서에는 '그림' 이야기가 거의 없습니다.
그는 총 10가지 역량을 나열했는데, 1번부터 9번까지가 전부 '전쟁 기술'이었습니다.
"나는 가볍고 튼튼한 다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적의 요새를 무너뜨릴 대포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나는 비밀 땅굴을 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예술적 재능은 마지막 10번에 아주 짧게 덧붙입니다.
"평화로운 시기가 오면, 건축과 그림도 누구 못지않게 해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력서의 본질을 관통하는 거대한 통찰이 숨어 있습니다.
1. 철저한 '고용주' 중심의 사고
당시 다빈치는 이미 화가로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림 실력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밀라노 공작이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편지의 90%를 '군사 기술, 교량 건설, 대포 제작' 능력에 할애했습니다.
공작에게 필요한 건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라, 당장 전쟁에서 이기게 해 줄 '군사 기술'임을 간파한 것입니다.
Lesson: 이력서는 내 과거의 자랑이 아니라, 회사의 현재 문제를 내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제안서여야 합니다.
2. 과거가 아닌 '미래'를 팔아라
그는 "내가 어떤 그림을 그렸었다"라고 말하는 대신, "내가 당신을 위해 어떤 무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빈치는 자신의 정체성인 '화가'를 파는 대신, 상대방이 구매하고 싶어 하는 가치인 '군사 솔루션'을 팔았습니다.
Lesson: 경력 기술서(Description)에 과거의 업무만 나열하지 마세요. 그 경험을 통해 입사 후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Output) 기대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3. 예술은 '덤'이었다
다빈치는 편지의 맨 마지막 줄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건축과 그림, 조각도 누구 못지않게 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가장 원하지 않는 역량은 과감히 뒤로 뺐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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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은 당신의 과거를 궁금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과거를 통해, 우리 회사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다빈치가 붓을 내려놓고 무기 설계를 이야기했듯, 우리도 때로는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먼저 꺼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많은 지원자 속에서 당신이 선택받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 첨부한 사진은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에 나와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