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아직도 사람 못 뽑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후보자분들에게 이직 제안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되물음을 받습니다.
"헤드헌터님, 그 포지션 제가 3개월 전(혹은 1년 전)에도 봤는데요. 아직도 공고가 살아있나요? 혹시 회사에 문제 있는 거 아닌가요?"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과거에는 공고가 오래 떠 있으면 '높은 퇴사율'이나 '채용 실패'를 의미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 스타트업 채용 시장의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공고가 내려가지 않는 건, 역설적이게도 '아무나 뽑지 않겠다'는 회사의 고집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1. '공채'에서 '핀셋'으로의 변화
이제 기업들은 정해진 기간에 서류를 받고 마감하는 '시즌제 채용'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수시로 문을 열어두고, 정말 우리 회사에 딱 맞는 핏(Fit)이 나타날 때까지 6개월이고 1년이고 기다리는 '핀셋 채용'으로 바뀌었습니다.
2. AI가 바꾼 인재의 밀도
AI 툴의 발전으로 실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예전엔 3명이 하던 일을 이제 1명이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기업은 '단순 실무자'를 급하게 채우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즉 정확한 판단력과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가진 'Lead급' 인재를 찾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3. 이름은 같지만, 내용은 다른 JD
재미있는 건, 1년 동안 공고 제목은 그대로여도 그 속의 '역할(Role)'은 계속 변한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은 3개월만 지나도 내부 사정이 변합니다. 회사는 그 변화에 맞춰 JD의 요구 사항을 계속 튜닝하며 더 적합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랫동안 보이는 공고를 무조건 '죽은 공고'나 '나쁜 회사'로 치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어쩌면 "시간이 걸려도 타협하지 않고 진짜 동료를 찾겠다"는 그 회사의 치열한 생존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JD는 고정된 텍스트가 아니라 회사의 상황을 반영하는 '생물'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