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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Jul 04. 2024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약회사에서 13년가량 영업과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은 영업직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약회사 영업직이라고 하면 그다지 좋은 인식은 아니었습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리베이트 기사들과, 드라마에서 나오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모습들은 사실 진위여부를 떠나서 부끄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굳이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닌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 같습니다.

헤드헌터를 시작하고 주변에서의 인식이 역시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선 헤드헌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많았고, 부정적인 경험을 한 구직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고 사실 깜짝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한 동안은 제 링크드인 프로필에도 헤드헌터라는 말 대신 다른 타이틀을 달아놓기도 했습니다. 마치 나는 다른 헤드헌터와 다르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컨설턴트와 같은 타이틀을 달고 한 때는 커피챗 등을 통해 커리어에 대해 상담도 해드리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저의 역량 밖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미 링크드인에 계시는 훌륭한 커리어 멘토들이 계시지만 저는 그들과 비교했을 때 나눌 수 있는 깊이 있는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헤드헌터의 업의 본질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헤드헌터라는 타이틀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일까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헤드헌터는 기업(고객사)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어떻게든 찾아서 입사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그 외 다른 것이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후보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통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결국 이 업의 중심에는 고객사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밖을 보려고 하고 주변을 맴돌다 보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셔닝만 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헤드헌터라는 타이틀에 더 집중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목표만을 생각하며 달려가는 것이 능력 있는 헤드헌터가 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헤드헌터라는 직업과 타이틀은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헤드헌터라고 저를 소개하고 있으며 굳이 다른 말들로 포장하려 하지 않습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님이 본인을 "약장사"라고 표현하신 것처럼, 저는 그냥 "헤드헌터"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고객사의 인재 채용에만 집중하는 전문 헤드헌터입니다. 앞으로도 고객사에게 의뢰받은 포지션을 해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고 더 많은 의뢰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저는 헤드헌터입니다. 

앞으로도 동료들과 협업하며 더욱 역량 있는 헤드헌터가 되어서 더 많은 기업의 채용 문제를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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