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그렇고 그런 모순이다.
시간과 추억은
닮고 닮았다.
영원히 평행한
그것들의 속성은
마음의 고개를
뒤로 돌린다.
순간이 영원했으면,
미래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무수한 올바른 상념들이
하루하루 사람들을
살아내게 한다.
하지만
시간과 추억이 상충할 때
그것은 오묘한 고집이 되고,
시간과 추억은
닳고 닳는다.
시간은 추억을 풍화시키고
추억은 시간을 왜곡시킨다.
그토록 지랄 맞던 기억이 추억으로 포장되고,
돌아가고팠던 추억은 지금 이 시간 부질없다.
이제는 위와 아래를 봐야 한다.
시간이 쏜살 같이 지나가는 모습과
추억이 그보다 빠른 속도로 나아가려는 모순을
알아차려야 한다.
시간과 추억은
닮고 닮았다.
그리고,
닳고 닳는다.
나와 당신도
닮고 닮았고
닳고 닳는다.
우린,
서로가,
그렇고 그런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