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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30. 2015

멘토의 초심 Part 1.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걸까?

오랜만에 한국 출장.

카페에 앉아 밀크티를 시키고, 글을 쓰려고 허세의 폼을 잡는 순간.


차창 밖에 검은 자동차가 주차를 한다.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인다.


주차 안내하는 아저씨의 좌우 안내.

운전자는 못내 헷갈린 모양이다.


한참을 왔다 갔다, 오른쪽 왼쪽.


아저씨의 안내가 영 시원찮은 건지.

운전자의 주차 실력이 부족한 건지.


나도 경험한 바가 있지만, 운전석 안에 있으면 그러한 안내가 더 거슬릴 때가 있다.

그냥 안내 없이 하면 내가 잘 할 것을, 왜 이리 도와 주려 하는지.


저 아저씨가 말하는 오른쪽은 아저씨 쪽에서의 오른쪽일까.

아니면, 나를 배려해서 나의 오른쪽을 의미하는 걸까.


생각하다 보면 아무리 운전에 익숙한 나도 그 페이스를 잃고 만다.

차는 이내 곧 선을 넘어 비뚤어지고  마음속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저씨, 그냥 제가 알아서 할게요!"




지금 내가 하는 멘토링이 멘토랍시고 오히려 운전자를 더 헷갈리게 하는 건 아닐까?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에게 괜히 과한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카페에 앉아 허세 부리려다 이미 반성 모드.


슬럼프나 회의가 다가올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것.

그것들을 풀 수 있는 건 '초심'이라는 열쇠.


나는 무엇을 위해 멘토링을 시작했을까?


첫째, 나는 젊음을 사랑한다. 나도 젊고 너도 젊으니까. 앞으로도 젊을 거니까.


둘째, 세상을... 아니 너무 거창하다. '직장'을 바꾸고자 한다. 우리가 말하는 한국 회사, 한국 직장인의 너무함. 불만만 하지 말고 내가 올라가고 높은 사람이 되어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우리 젊음들과 소통하여 좋은 회사를 만들어가려고.


셋째, 사랑하는 후배와 젊음들을 위해. 그들에게 소중한 일상을, 직장인의 '업'을 알려 주고자.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내가 더 많이 배우고자. 너를 위해 나를 위해.


다시 초심을 잡는다.

그래. 운전자의 눈을 바라보고 가만히 있다가 운전자가 잘 하면 그냥 그저 바라보고.

운전자가 좀 헤맨다 싶으면, 내가 의미하는 오른쪽이 나의 오른쪽인지 아니면 운전자의 오른쪽인지 먼저 합의를 하고 안내를 해야지.


일방적인 내뱉음이 아니라 서로 통하는 멘토가 되어야지.


아 맞다.


그래, 그리고 '현실 밀착형 멘토'라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나는 잘나서 멘토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있기에 가능한 멘토링을 하기로 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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