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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20. 2019

'더하고 비우는 것' 연습하기

우리 삶에 필요한 진정한 '정리'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들


살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감정 조절과 습관이 그렇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마음먹는다고 달라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이상을 추구하다 보면 현실은 그것을 닮는다는 인간 본연의 기대와 희망이, 잘 안되더라도 계속해서 마음을 먹게 하고 생각을 바꾸려 하는 게 아닐까 한다.


감정조절이나 습관처럼 또 하나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정리'다. 하루는 날을 잡아 방 안에 있는 모든 서랍과 수납함을 열어 버릴 건 버리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마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거란 묘한 기대마저 들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난 뒤, 정말 버려도 되나... 하는 의구심으로 모든 물건을 대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결국 버릴게 하나 없다며 꺼내 놓았던 모든 것들을 주섬주섬 제자리로 다시 넣고 말았다. 재밌는 것은, 간혹 분기에 한 번쯤은 그러한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별 소득 없이, 큰 정리 없이.


정리를 하는 심리적 이유


어찌 보면 꽤나 비효율적인, 그러한 정기적 행동을 하는 이유가 뭘까?

갑자기, 시험공부나 중요한 보고서 작성을 앞두고도 괜한 청소나 정리를 하던 내 모습도 떠올랐다. 심리학에선 이를 '욕구불만의 회피'라 한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감으로써 지금까지 욕구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심리 작용이 그것이다. 무언가 다시 시작함으로써 지금까지 하지 못한 것들을 무마함과 동시에, 새로운 다짐을 하려는 인간의 본능인 것이다.


그러니 뭔가를 정리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면 내 마음을 먼저 돌아보는 것도 좋다.

혹시라도 뭔가가 꼬여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인지, 과한 스트레스나 무언가 기분전환이 필요한 감정의 상태는 아닌지. 


그렇다면 분명 '정리'를 하는 행위와 그 과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를 잘하는 법


한 유명 정리 컨설턴트는 정리가 어려운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정리할 시간이 없다.
둘째, 정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세 번째, 움직일 힘이 없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넣고 싶다.

바로, '더하고 비울 것을 잘 모른다.'


정리하고픈 많은 것들을 끄집어내어 망연자실하게 도로 넣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결국 나는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비워야 하는지를 몰랐거나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언젠간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도 나와 몇 년을 함께 했는데란 미련. 과감하게 수납장 하나를 마련하여 정리를 하면 되는데 필요한 건 정작 구하지 않는 요상한 오기.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수학에서 아주 쉬운 기호지만, 실생활에서의 그것은 생각보다 큰 고민을 하게 만든다.


다시, 전문 컨설턴트의 정리 비법으로 돌아가면, 그의 비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첫째, 목적에 맞게 비워라.
둘째, 물건에 가치를 담아라.
셋째, 적절하게 수납하라.


머리로는 쉽게, 정말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정작 실천이 어려운 건 바로 '더하고 비울 것'의 정의 때문이다. 그러니, 정리를 잘하려면 위 세 가지를 진행하기 전에 우리는 '더하고 비울 것'에 대한 연습을 해야 한다. 더하지 못하고, 비우지 못하는 건 마음의 문제다. 정말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려면, 우리는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


서랍 속에 있는 작은 것들.

1년 이상 쓰지 않은 거라면 과감하게 한 번 버려보자. 그리고 필요하다면 수납에 필요한 물건을 더해보자. 더하거나 비운다는 건, 어떤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는 '시작'에서 출발한다. 작은 메모지나 쓰지 않는 볼펜 하나라도 우선 버려보면, 이미 우리는 무언가 시작한 것이고 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하는 것과 비우는 것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이것을 어디에나 응용할 수 있게 된다.

사람 관계부터, 삶의 방식까지. 목적에 맞게, 가치를 담고, 적절하게 사람을 만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우리는 잘 더하거나 비워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더해야 할 사람도, 비워야 할 관계도 참 많지 않은가. 


더하고 비우는 것의 가치는 미학이며, 그 미학이 우리 삶을 좀 더 편안하게 해 줄 거라 나는 믿는다.




정리를 하고 싶을 땐 마음을 돌아보고,

비법을 통해 정리를 잘하고,

더하거나 비우는 연습을 하며,

그것을 우리 인생에 활용하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삶에 필요한 진정한 '정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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