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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08. 2019

변해가는 세상을 현명하게 만나는 방법

변화는 빠르지만 우리는 그것을 차분히 받아들여야 한다

트렌드 코리아


독자들은 매년 다음 해의 숫자를 넣은 동명의 책을 기다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책은 출판되어 어머어마한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 어마어마함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으로 치환할 수 있지 않을까. 변해가는 세상을 먼저 만나려는 바람의 크기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은 은연중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한다.

혹시라도 뒤처질까, 트렌드를 몰라 소외되지는 않을까. 세상의 변화는 늘상 빠르다. 그 속도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혁명과 기술혁명을 이룬 현대 사회는 우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질주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피언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도 과연 이렇게 질주하는 인류가 마지막에 열 문은 천국의 것일지, 지옥의 것일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세상은 더 이상 가만있지를 못한다.


속도는 관성을 내포한다.

현재의 속도보다 더 느려지면 불안이 창궐한다. 그러니 세상의 변화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이상한 세상이다. 세상도, 사람도 그리고 우리 인생도 그렇다. 그러니 사람들은 변화의 속도가 늦춰지길 바라기보단 그 속도에 부응하고자 한다. 때론, 변화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기도 한다. 선을 긋고 '인싸'니 '아싸'니 나누는 것도 미치도록 빠른, 변화하는 세상의 부산물일 뿐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는 가만히 있어도 선이 그어지는 것이다.


'온고지신'이란 말이 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앎'이란 뜻인데, 지금은 옛것을 익힐 여유가 없다. 오늘의 것이 내일엔 바로 '옛 것'이 되는 시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시대일수록 조금 더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여유와 과감함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돌아보지 못하는 시대와 상황은 위험하다. 자칫, 방향도 모르고 그대로 질주하는 위험한 존재와 같다. 또는 좋은 음식이라는 미명 하에 위장에 온갖 것들을 욱여넣고 소화를 못 시키는 위험한 모습이기도 하다. 요즘은 정보의 '질'이 문제가 아니다. 좋은 정보가 그득한데, 문제는 그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우리는 질주하고는 있으나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좋은 것을 먹고 있다고는 하는데 소화를 시키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변해가는 세상을 차분히 만나는 방법


요즘 시대는 '성공'보다 '성장'이 화두다.

시대가 성장하던 때는 그 열매를 따먹으며 '성공'을 수확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지금 개개인의 초점은 개인으로 향한다. 예전엔 먹고사는데 사력을 다했다. 평생 잘 먹고 잘 사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평생 경험하고 배우는 시대 즉, 사회가 아닌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선'이 된 시대다. 그러니 변해가는 세상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도 차분하게 잘. 변화가 무서운 시대에, 나는 어디로 얼마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변해가는 세상을 '차분히, 현명하게' 만나기 위해선 다음을 잊지 않는 게 좋다.


첫째, 신문과 책을 가까이한다.


아주 당연한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또 누구나 실천하지 않는 일이기에 다시 말하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현시대를 투영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기사 하나는 어느 한 기자가 아이템을 고민하여 편집회의를 통과한 콘텐츠다. 그 기사 하나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절차가 있었으니 그 결과물을 가볍게 보아선 안된다. 더불어, 오늘자 신문의 기사는 생생함 그 자체다. 내가 아는 내용일지라도 어떠한 관점에서 써졌는지 비평하는 자세로 읽는 것이 좋다. 내가 모르는 내용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되, 그 기사가 나온 전후 문맥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세상의 변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책은 말할 것도 없다. 꼭 정보를 얻어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더라도 책을 가까이하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 시간이 없다면,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책의 제목들만이라도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사람들의 관심은 무엇이고 어떠한 책이 많이 나가는지를 보면 시대의 바람과 결핍, 나아가는 방향을 조금이라도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서점에 가면, 몇 권의 책을 집어 들 가능성도 매우 높다!)


둘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알아챈다.


변화는 요즘 세상의 미덕이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보면 변하지 않는 것들도 분명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욕구'가 그렇다. 사람의 '욕구'는 변할 순 있지만 '사람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는 '욕구'의 변화다. 즉, 욕구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시대의 트렌드도 그렇게 변한다. 조선 시대엔 '입신양명'하는 게 사람들의 주된 욕구였다. 지금은 '건물주'가 주된 사람들의 욕구다. 건물주가 되면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 하며, 마음대로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에. 욕구의 변화가 어떻게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고, 시대의 변화는 욕구를 또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를 보면 참 재밌다. 과연 우리의 욕구는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 갈까? 변하지 않는 것을 알아채야, 변하는 것들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셋째,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한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그 어떤 막강한 빌런보다 위험한 존재가 있다.

그런 바로 '정체성'을 잃은 슈퍼히어로다. 세상을 구해야 할 슈퍼히어로가 정체성을 잃으면 빌런보다 더 무섭다. 파괴력은 물론이고, 우리를 위해 싸워줄 거란 소시민들의 마음을 가차 없이 짓밟는다. 우리는 슈퍼히어로는 아니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우리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우려 노력해야 하는 존재다. (슈퍼파워가 없으니... 아니, 정체성이 곧 우리에겐 거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슈퍼파워와도 같으니 말이다.)

특히나, 변화가 이리도 빠른 시대에선 더 그렇다. 거듭 말하지만, 방향을 모르는 속도는 무섭다.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라는 빠른 기차에 올라타려고 노력하는데, 몸만 올라타고는 자신의 정체성이나 마음은 태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SNS에서 유행하는 것, 남들이 말하는 신조어, 인싸가 되는 아이템을 추구하다가 결국 자신에게 맞지 않아 마음의 병이 드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할 땐 단연코 '글쓰기'가 최고의 방법이다. 일기를 써도 되고, 그저 잠시 앉아 메모지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도 좋다. 나의 마음을 꺼내어 글로 써도 되고, 내가 쓴 글을 나에게 보내어 읽어도 된다. 지금이라도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몇 줄 안 남았으니 읽기를 끝내고 아무 노트나 꺼내어 무어라도 써보길 권고한다. 무얼 쓸지 모른다고 할 수도 있으나, 대개 무얼 써야 할지 모를 때가 진솔한 내 마음의 목소리를 글자로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순간이다.




삶에 있어 변화는 중요하다.

변해야 살 수 있고 생존하며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왜 변해야 하는지 또 어디를 향해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의 중심에 '나 자신'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내가 없는 변화는 무용지물이다. 변화는 나를 위해서여야 하고, 내 것이어야 한다. 미치도록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그 변화의 주체가 나여야 함은 변하지 않는 것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시대의 빠른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속도에만 온 신경을 쓸 때, 그땐 변화가 무서워 보이지만 차분히 나를 돌아보며 그것을 맞이하면 분명 '변화'는 나에게 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것이, 변해가는 세상을 차분하고 현명하게 맞이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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