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요한지는 알고 살아야 한다는 게 우리 삶의 핵심 포인트다.
당신은 배를 운항하는 선장입니다.
예전 어느 교육에 참가했을 때였다.
주제는 삶의 우선순위였다. 상황이 주어졌다. 나는 한 배의 선장이고 그 배에는 30여 명의 승객이 있다는 것. 그 승객들의 이름은 가족, 믿음, 성실, 사랑, 평화 등 삶에서 필요한 약 30여 가지의 키워드들이었다. 그리곤 배가 침몰하고 있고, 구명정엔 나를 포함해 5명만이 탈 수 있다고 한다. 5개의 키워드를 선택하고 나면, 다시 구명정에 문제가 생겨 3개의 키워드로 줄여야 한다는 방식. 선택의 선택을 거쳐 남은 세 개의 키워드들.
사실, 그게 뭐였는지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남은 세 개의 키워드들은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삶의 우선순위는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다!
바쁘고 팍팍한 삶을 살다 보면, 우리는 '내 삶의 우선순위가 뭐였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곤 위와 같이 키워드나 문자 몇 개로 그것을 가늠하려 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내가 버렸던 키워드가 갑자기 필요할 때가 있고, 간직하고 있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니, 우리는 쉽사리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다. 불안한 마음은 그래서 더 흔들린다.
사실, 삶의 우선순위는 어떠한 가치에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이 되어야 하며, 보다 본질적인 것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 '기준'이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가 우선순위를 잘 가늠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불변해야 한다는 그릇된 고집도 한몫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야 하고, 그 기준은 합리성을 바탕으로 융통성 있게 변화시켜야 한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말 그대로 우리의 뼈를 때리는 이 격언은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뒷받침해준다.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가?
세상은 복잡 다난하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순위 고르는 것이 힘든 것이다. 모든 게 중요해 보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관점을 잠시 바꾸어 봐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선순위를 잘 정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우리는 모든 것을 잘하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인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하려는 것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가치'를 파악하고, '가치'의 우선순위를 찾는 것. '가치'를 파악하면 시급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이것은 '왜 해야 하지?'란 질문에도 답이 될 수 있다. 남들이 하니까, 막연하게 해야 하니까가 아니라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해야 하는 수순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것을 언제 해야 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태생적으로 성격이 급한 우리네는 우선순위의 일이 정해지면 무조건 지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언제 그것을 해야 할까란 질문에 대한 답은 '가장 적절한 때'다. 즉, 때와 장소 그리고 내 상태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이렇게 무엇을, 왜, 언제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이제는 1) 판단하고 2) 더하거나 빼고 3) 실행하는 순서를 거쳐야 한다.
1. 판단
예를 들어, 방을 정리한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은 버려야 하는 것일까? 아니, 언젠간 쓰지 않을까?'란 생각을 어느 물건 앞에서 한다면, 그 판단은 이미 내려진 것과 다름없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건 답이 아니다. 과감하게 판단해야 한다. 확실한 것을 우선에 둔다.
2. 더하거나 빼기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하루하루 무언가를 더하라.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하루하루 무언가를 버려라."
- 노자 -
'편집'은 고도의 기술이다.
영화 한 편도 편집에 따라 영화의 성패가 갈린다. 감독의 욕심과 관객의 수용도 그 어느 중간에 머무른 편집이 영화를 흥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삶에 변화를 어서 빨리 가져오고 싶은 우리의 이상과, 이루어낼 수 있는 현실 어느 중간의 지점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해서,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빼야 하는데 사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더할 줄만 알았지 뺄 줄은 잘 모른다.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살아가려는 것은 불안한 마음에 드는 당연한 욕심이다.
하지만 'Decision'이 라틴어 'cis', 'cid'에서 유래되었고, 이 말들은 각각 '자르다', '죽이다'의 의미라는 것을 상기해보면, 이제 우리는 똑똑하게 더하고 지혜롭게 빼야 하는 궁극의 편집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3. 실행
가장 어려운 영역이다.
더불어, 나를 가장 초라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야심 차게 계획한 것들을 실행하지 못할 때, 우리의 계획은 번지르르한 자신을 옭아매는 도구로 전락한다. 해서, 중요한 것은 '반복된 시도'다. 그리고 너무 높거나 엄격한 '기준' 때문에 도저히 나아가지 못한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기준에 대한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조금 낮추었다가 점점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세상도 혹독해 가뜩이나 힘든데, 내가 나를 괴롭힐 목적으로 기준을 높게 들이대는 건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는 '방향'과 '지금' 그리고 '자아'다.
사실,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말해왔지만 결국 우리는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방향'으로 가기 위해, 그리고 '지금'에 집중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자아'의 실현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려야 한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 지금을 알아채는 지혜, 나의 행복을 위한 여정.
우선순위엔 답이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는 알고 살아야 한다는 게 우리 삶의 핵심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