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Sep 24. 2015

멘토노트 그 서막

멘토노트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 한 컨설팅 회사로부터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멘토'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현재 입사 12년 차이니 그 당시 나는 대략 입사 6~7년 차쯤 되었었겠다. 만나 본 3명의 학생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나는  고민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이 친구들에게 내가 멘토로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반대로 생각해본다. 내가 누구에게, 내가 멘토라고 느꼈던 사람에게 배운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준 것은, 나를 위해 해 준 것은 무엇일까?


그러고 보니, 멘토라고 규정해서 옆에 있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생각을 거듭해보니, 나를 괴롭혔던 사람, 나를 닦달하던 사람, 나에게 욕하고 나에게 왜 저럴까...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놀랍게도 멘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그때는 몰랐을 뿐이다. 성장통에 있을 땐 고통밖에 보이지 않는다. 성장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손톱이 자라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어느샌가 돌아보면 자를 만큼 자라 있다.




그래서 멘토는 그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때로는 후벼 파고, 성장을 위한 고통도 줄 줄 알며, 상처를 '호~' 불어주기도 해야 한다. 더불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더 살려 주고, 부족한 부분은 함께  고민하는 것.


멘토의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면, 위에 열거한 것들이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때 나는  결심했다.

멘토로서, 스스로의 방법으로 좋은 멘토가 되어보자고. 어쩌면 그 친구들이 나에게 원한 건, 당장의 취업 스킬이나, 장래 희망에 대한 속 시원한 조언이었을지 모르지만.


다시 스스로 멘토가 되기로 결심한 건, 어쩌면 멘토가 되어 멘티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욱더 많다는 것을 아는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스스로를 향한 목소리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그래서 후배 일지 모르는, 동료 일지 모르는, 어쩌면 나보다 더 훌륭하고 선배일지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함께 글로 엮어 나가려 한다. 물론, 나는 멘티로서도 많은 것을 배워 나아가기도 할 것이다.


나이와 국적을 떠나, 내게 도움이 되는, 내게 배움을 주는 사람들.

그리고 주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배워 나아가는 시간들.


때론, 스스로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겸손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 그 한 걸음을 떼어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