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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4. 2015

젊음이 젊음에게

현실 밀착형 멘토링

우리가 '생각하는' 멘토는 누구 일까?
상식적으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잘난 사람"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멘토는 좀 다르다.
물론 나보다 낫고, 내가 간 길을 먼저 가봤거나 어느 분야에서 성공한 체험을 한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함께 가고 있는 주위의 보통 사람들, 그리고 우리 동료들을 포함한 선후배 모두이다.

정작 고민에  봉착했을 때, 나에게 해결의 실마리나 실질적인 힘을 주는 사람은,  저 멀리 위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내 주위에서 나에게 조언과 응원을 해준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나서, 무엇인가를 더 갖고 있어서 멘토링을 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잘난 것도 없고, 무엇을 더 가지고 있지도 않다.

어쩌면, '현실 밀착형' 멘토로 자리매김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고민과 어려움, 함께 하는 현실 밀착형 멘토링"


내가 어려서부터 꿈꿔 왔던 나의 모습은, 잘 나가는 최연소 임원. 

그러기 위해서 정상의 MBA 코스를 밟고 유능한 지식과 철두철미함으로 무장한 카리스마의 표본이었다.

누군가 현실은 시궁창(?)이라 했던가?
최연소 임원은 무슨, 항상 느리게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내 팔자가 싫었다.

사원 때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대리 때는 국내에서 해외 영업으로 옮긴 후 일 배우느라 느릿하고, 과장은 남들보다 1년 늦게 달았으며, 마침내 단기적인 꿈을 이루어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뭔가 내가 원했던 대법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투덜대왔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꼭, 그리 나에게 나쁜 일만은 아닐 것 같다는 것.

내가 바란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큰 만큼, 나는 그 이상으로 고민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한 처절한 사투와 노력, 그리고 선배들에게 구걸한 멘토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돌아보면, 나는 내가 당장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어떻게 잃지 않는지에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고, 나처럼 진급을 누락하게 된 후배나 동료들에게 그 마음을 공감하고 "나도 그 맘 잘 알아..." 위로할 자격이 생겼으며, 스포트라이트가 없어도 묵묵히 조급하지 않게 나아가면 길이 보이고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내가  함께하고 싶은 멘토링은 '함께 고민하는 것', '내가 겪고 느낀 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멘토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고민하며 멘토링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것을 일깨우고 싶다.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려 하다보면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 바로 멘토링의 매력!"


대학교 때의 일이다.
중학생 한 명의 과외를 맡게 되었는데,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이해가 안되어서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To 부정사'에 대해, 그 학생에게 설명을 해주며 내 스스로 이해가 되는 정말 신기했던 경험.  가르치면서 내가 하는 말을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처럼, 나는 지금도 수 많은 후배와 동료, 그리고 선배와 고민을 나누고 멘토링을  주고받으며 실시간으로 배움을 얻고 있다. 


옛말에 공자가 말하기를, 세 명이 동행하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나보다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스승을 찾는 마음이 있다면, 배움이 있다는 말이다.

나는 잘 나서가 아니라, 오히려 못나서, 함께 고민할 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고민을 겪는 중이라서 멘토링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는 멘토링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것이라 말했다.

나는 지금 한창 일을 해야 하고  좌충우돌해야 하는 때다.
어떠한 것을 성취해서 누군가를 멘토링 하는 것이 아닌, 함께 고민하고 좌절하고 기뻐하며 나아가야 한다.

나의 꿈은, 비전은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Top management에 오르고  끊임없이 강의하고 멘토링 하는 것이지만,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었을 때에도 지금 이 마음을 잃고 싶진 않다.

나와는  상관없는, 소위 말해 잘난 사람의 말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어려움을 겪은 사람으로서의 멘토가 되고 싶은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섣불리 가르치려 드는 것이 아닌, "젊음이 젊음에게" 주는 진솔한 멘토이고 싶다.

지금 부족하다는 건, 그만큼 채울 것이 많다는 의미이고, 사는 동안 심심하지 않을 소중한 동기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함께 잊지 말아보자.

함께 응원해보자!

2015년 9월, 젊음이 젊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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