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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3. 2020

퇴근은 나에게 쥐어지는 오늘의 트로피다

먹고사는 고단함에 주눅 들기보단...!

하루 중, 나라는 존재를 잊어갈 때쯤.

문득 꾸역꾸역 내가 떠오르는 순간.


퇴근.


퇴근은 시간의 개념이 아니다.

시간이 되었다고 퇴근할 수 없고, 퇴근할 수 있다고 시간이 항상 오후 늦은 때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의 속성을 닮았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해가 뜨듯이, 시간의 개념을 배제하여도 우리는 흘러 퇴근을 맞이 한다.


혹자는 직장생활을 전쟁터에 비유하지만,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전쟁터엔 퇴근이 없기 때문이다.

그곳엔, 종전이나 휴전은 있을지언정 퇴근은 없다.


그러니, 스스로 전쟁을 하고 있다고 굳이 마음을 소란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 마음이 소란한 건, 어쩌면 먹고살기 위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그곳을 전쟁터라고 규정해버린 탓 아닐까. 전쟁터 속으로 나를 자꾸 등 떠미는 건, 다름 아닌 나였다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마음을 추스르고 보면, 어쩌면 퇴근은 나에게 쥐어지는 오늘의 트로피라고 할 수 있다.

이불 밖으로 나와 출근을 해내고, 맡겨진 일을 하고 욕을 먹더라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온갖 겪어보지 못한 희로애락이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받는 월급보다 언제나 나는 더 일했다고 위로와 자부심을 갖는다.

어찌 되었건, 퇴근을 했다는 건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는 뜻 아닌가.


그러니 퇴근은 피 흘리며 전장을 도망치듯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무사히 잘 마친 나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누가 뭐라건,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말이다.


오늘도 출퇴근을 해내야 한다면.

먹고사는 고단함에 주눅 들기보단, 오늘도 나에게 주어질 트로피를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나도.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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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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