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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1. 2020

내 인생 3대 '시작'

순간순간을 소중히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작'이란 말엔
오묘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설렘과 기대 그러나 두려움과 불안감도 함께입니다.

설레다가도 두렵고, 기대되다가도 불안함이 엄습하죠. 삶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뭔가를 새로이 한다는데 있어선 설레는 무엇이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시작'은, 결국 '설렘과 두려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나로 만들어 준,
내 인생 3대 '시작'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설레면서도 두려웠던 때는 언제인가.

심장의 고동, 그 급락의 정도가 가장 컸던 나의 '시작'을 떠올려 봅니다.


1. 일의 시작


돈을 벌어야 하는 존재.

그 시작은 저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그럴 겁니다. 몸이 자라고, 어느 일정한 나이가 되면 해야만 하는 사회 활동. 먹고사는 고단함의 경계를 넘어 첫 발을 내디뎠던 그때. 심장은 마구 나대었습니다. 설렘보다는 두려움과 좌충우돌로 인한 두근댐이었습니다. 사방이 맹수로 둘러싸인, 그 한가운데 있는 긴장한 토끼와 같았다고 할까요.


청소년기의 '사춘기'(思春期)를 뛰어넘는 '사'춘기(社春期)는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학교에선 배우지 못했던 오만가지 일들이, '시작'이라는 이름과 함께 펼쳐집니다. 더불어 오는 정체성의 혼란도 한몫하죠. 여긴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 더해지고 더해지는 사회적 가면이 그저 무겁기만 합니다.

젊음과 미래를 담보 삼아 꼬박꼬박한 월급으로 치환한 삶은 그렇게 고단한 겁니다.


하지만 그 시작이 있었기에 나는 과연 성장했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겪어보지 못했다면 알 수 없을 것들을 너무나 많이 얻었습니다.


꼬박꼬박한 것은 월급이 아니라 나였고,

이번 생은 직장인일지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알아챘으니까요.


2. 아빠의 시작


아빠의 시작은 첫째의 탯줄을 자르던 그 순간부터였습니다.

물론, 꼬물거리는 녀석의 초음파 영상을 봤을 때부터라고 할 수 있겠지만 탯줄을 자르던 그 순간이 더 생생합니다. 사각 거리는 가위 소리는 나 자신이 인생의 어느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는 걸 분명히 말해주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말이죠.


문득, 분만실 앞에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잠시)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물론, 도망가진 않았지만 가슴 벅찬 그 순간에 그 어떤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빠라는, 생각보다 거대했던 그 시작 앞에.


철없는 내가 아빠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부모 자격이 있는 걸까?


그렇게, 스스로가 쪼그라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아빠가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첫째를 안아 들었을 때.

저는 내 몸이 부서지더라도 우리 가족을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아빠의 시작은, 아무래도 어른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3. 작가의 시작


글쓰기의 시작은 운명과도 같았습니다.

소비적으로 사는 게 싫어, 무언가를 생산해보자고 글쓰기를 결심한 그 해. 브런치를 만난 겁니다.


브런치와의 첫 만남은 매서웠습니다.

두 번이나 저를 거절했기 때문이죠. 세 번째에야 브런치는 저를 받아 주었는데, 아직도 그 매서움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브런치의 매력은 보통 사람도 작가로 만들어 준다는데 있죠. 매서움 뒤에는, 계속해서 글을 쓰라는 무언의 따뜻한 응원이 있었습니다.


마치 정말 작가가 된 느낌.

깔끔하고 정갈한 인터페이스에 글을 써 내려가면, 정말 작가가 된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기분 좋은 그 착각 속에서, 저는 그저 쓰고 또 썼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그렇게 써 놓은 글들은 다섯 권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그 외, 강연이나 글 기고 등의 더 많은 기회들도 맞이했으니 많은 (보통)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준 브런치에게 노벨상을 줘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글쓰기의 가장 좋은 점은, '나'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니 거기엔 내가 없다는 느낌은, 글쓰기를 통해 치유됩니다.

'어떻게'살아야 할까 보단,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겁니다.


그래서 전 작가로서의 시작을 무조건 응원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을 지향하면서.




이 외에도, 제 삶에는 수많은 시작이 있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순간순간을 소중히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제는 오늘을 위한 시작이었고,

오늘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날이며,

내일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날이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나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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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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