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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10. 2020

걷기가 주는 선물, 단순함

요즘 걷기는 생존을 위한 것이 분명코 맞다.

요즘 걷기는 생존을 위해서다.

옛날엔 이동 수단이 없거나 차비가 없어서 걸었는데, 지금은 일부러 걷는 세상. 없어서 못 먹던 시절과 남기는 게 미덕인 지금을 볼 때, 그 결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나는 이동 수단이 없거나 차비가 없어서 걸은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일부러 걷고, 덜 먹으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고로, 격세지감의 그 뜻을, 나는 온몸으로 절실히 받아들이고 있다.


더 많이 걷기 위해 나는 시간을 낸다.

점심을 먹고 회사 앞 공원을 크게 돌거나, 퇴근할 땐 전철역 네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다. 그렇게 하면 하루에 약 1만에서 1만 5천보 정도를 걷는데, 처음에 두 다리가 뻐근했지만 지금은 걸을수록 개운함을 느낀다.


걸으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확보된다.

근육을 움직여 1차원적인 육체의 움직임에 힘을 쓰고 반복된 행동을 이어갈 때, 나는 단순해진다. 그 순간, 복잡했던 생각들은 그 허물을 벗는다. 

과대망상과도 같았던 그 허물이 벗겨지면, 본질이 남는다. 그 본질은 차곡차곡 쌓여 내 글의 원천이 되거나 삶의 지혜가 된다. 


단순함이 주는 선물이다.


그 선물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이 된다.

세상의 복잡함은 삶을 단순하게 하기 위한 역설들이기 때문이다. 더 빠르게 이동하고, 더 쉽게 소통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들이 우리를 더 바쁘게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는 언제나 발전해왔지만, 어쩐지 우리 삶은 더 복잡해졌다는 깨달음과 함께.


해서, 나는 단순해져야겠다고 자주 마음먹는다.

세상이 복잡하다고 나도 복잡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


복잡하기만 한 삶은 생기가 없다.

그것을 단순화할 때, 황량한 삶에 꽃이 필 여유가 생긴다.


해서, 요즘 걷기는 생존을 위한 것이 분명코 맞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단순함이라는, 살아내는데 필요한 필수템을 얻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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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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