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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17. 2020

좋은 글인지 아닌지는 '남'이 정한다.

그래서 나는 '그저 쓴다.'

브런치를 시작한 후 알게 된 것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고, 브런치의 마음도 그렇다는 것이다. 한 브런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정말 공들여 쓴 글은 노출이 제대로 안되고, 그냥 쓴 글이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걸 보며 조금은 허탈했다고 한다. 나는 이 말에 100% 동의한다. 나도 같은 생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내 글이 노출이 되어 조회수가 올라가는 날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조회수보다 몇 배는 더!) 올라가 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 항상 느꼈던 것이, 다른 브런치 작가님과 나누었던 이야기 그대로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정성 들여) 잘 쓴 글들이 간혹 있는데, 이런 글보다는 기대 없이 썼던 글들의 조회수가 폭발하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한 편으론, 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제대로 봐주지 않을까 하는 섭섭한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브런치 마음은 모르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좋은 글인지 아닌지 누가 아는가.
그것은 '남'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브런치 독자 수나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게 되면서 또 다른 깨달음이 나에게 다가왔다.


내 글은 독자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참고 글: 저자의 의도는 독자의 해석을 뛰어넘지 못한다.)


즉, 내 글의 좋고 나쁨은 '남'이 정하는 것이다.

내 저서에 달린 서평 중에는 90% 이상이 좋은 것들이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사람이란 간사한 게, 열에 아홉이 좋다고 해주고 한 명이 그저 그렇다고 하는데 아홉 명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한 명에 대한 변명을 읊조리는 나를 발견한다. 


그 한 명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 주세요. 뻔한 말 같지만 정말 제가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갈아 넣어, 다시 보면 깊은 의미와 울림이 있어요라고 말해봤자 그건 일방적인 강압이자 유아적인 칭얼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 의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좋은 글 쓰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멈춰야 할까?

아니면, 그냥저냥 대충대충 글을 쓰면 될까? 나는 이 세상 모두의 취향을 맞추거나 읽는 즉시 좋은 글이라는 느낌을 줄 수 없다. 그렇다고 내 글은 좋은 글이라고 지구 끝까지 그 한 명을 찾아가 설득할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

"그저, 쓰는 것이다."


내가 왜 쓰기 시작했는지 초심을 돌아보고.

그것은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쓰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 판단은 어차피 남이 할 것이기에, 나는 내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내려 가는 것이다.


어떤 때는 차가운 글, 따뜻한 글. 

또 어떤 때는 잔뜩 힘을 준 글, 힘을 뺀 글. 묵직하거나 또는 가볍고 경쾌한 글. 그렇다면 그것들은 각각의 특성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어 단 한 명에게라도 '좋은 글'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이리저리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늘어나는 나의 글 실력은 덤이다.)




내가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없듯, 나 또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바라선 안된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글들을 읽을 수도 좋게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러니, 내 글이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글이 되어야 한다는 건 욕심이자 허상이다.


그저 뻔하게 보았던 글귀 하나가, 내가 막상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경우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열명 중 한 분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뻔하다고 생각한 의미가, 어느 어려운 일을 견뎌낼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말이다. 


물론, 여전히. 힘이 될지 말지는, 그분이 정하는 것이니 나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또 하나의 글을 쓰기로 한다.


P.S


그러나 누가 뭐라 하든, 내 글은 오롯이 나의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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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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