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May 20. 2020

직장인, '성공 기억'을 버려라

그래야 산다.

'기억'은 시제를 불문한다.


우리는 '기억'이란 말을 떠올릴 때, '과거'로 회귀한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억이란 새겨두었던 과거의 무엇을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내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기억의 지배를 받는다. 오늘의 나는, 딱 내가 기억하는 만큼의 과거로 축적된 존재다. 


유명 리더십 코치 앤서니 라빈스는 '미래 기억'의 개념을 설파했다. 과거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기억을 미래와 연결하여 지금의 감정과 행동을 바꿔 성공으로 나아가자는 것.


이처럼 '기억'은 시제를 불문한다.

'과거'의 것을 불러오는 것이지만 '지금'에 영향을 미치고, '미래'에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성공은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성공은 기억되어선 안된다.


직장에선 많은 '성공'들이 양산된다.

개개인이나 조직은 성공을 만들어 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존재의 의미가 된다. 얼마나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어 내었으냐, 얼마나 개선을 했느냐, 얼마나 단축하고 절감했느냐 등. 각자의 KPI에 맞추어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해내야 비로소 월급과 승진은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랜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그 어떠한 '성공'도 기억해선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성공은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무언가 어려움을 겪거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이내 그 어떤 성공 방정식을 떠올리려 아등바등한다.


그것은 마치 문제를 풀다가 해답지를 넘겨 보는 것과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해답지를 보는 순간 그 문제는 이미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과도 같은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있는 직장이란 곳이 문제집을 풀어야 하는 학교보다 더 다차원의 세계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단순한 해법이나, 기존에 고수하던 것으로 순간순간의 문제를 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직장인, '성공 기억'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산다!


'성공 기억'은 위험하다.

그것은 굳어서 딱딱하기 때문이다. 굳어 딱딱한 건 죽은 것의 특징이다. 반면, 살아 있는 것은 유연하다. 그래서 산 나무는 강풍이 불면 이리저리 흔들린다. 흔들리며 가지는 더 유연해지고, 더 단단해진다. 굳어 딱딱한, 생명력 없는 '성공 기억'을 버려야 하는 이유다.


'성공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어? 이거 왜 안 되지? 예전엔 됐었는데..."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나 또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당장에 필요한 '어떻게'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게 예전 성공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일견, 이러한 기억이 도움이 될 때는 있다. 그러나, 이 기억에 매몰될 때 또 다른 가능성은 거세된다. 

나는 예전에 이렇게 성공을 시켰었는데, 왜 못하지?
A 국가(시장)는 이걸 해냈는데, B 국가(시장)는 왜 이걸 못하는 거야?


이런 오만함은 곧 '성공 기억'을 불러오는데,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나는 예전에 이렇게 성공을 시켰었는데, 왜 못하지? 어라, 정말 안되네... 이상하네...
B 국가(시장)는 왜 이걸 못하는... 아, 막상 자세히 보니 두 시장은 달라도 너무 다르구나...


이쯤에서 깨닫고 다른 방법을 찾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죽어 뻣뻣한 그 기억을 붙들고 미래에까지 밀어붙이는 사람들의 실수가 주위에 허다하다. 그럼 너도 나도 힘들다. 


라떼는 분출되어 홍수를 이루고, 말은 여기저기 난동을 피운다. '라떼는 말이야'를 울부짖으면서.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일어난 일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던지는 것은 왜 이리 힘들까.

그것은 아마도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직장과 사회의 정서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예전의 성공방식을 들이대면 그래도 이만큼의 노력을 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해답지를 보는 순간 문제는 이미 바뀌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 기억'을 버리는 것.

기억하더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참고로만 활용할 줄 아는 것. 나는 이것이,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4차 혁명 시대에 직장인이 건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또 믿는다.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은 고쳐 쓰는 존재가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