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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30. 2020

작가는 출간자가 아니라 일상을 새로이 짓는 사람이다

이미 작가인 분들이, 직업에 국한된 작가라는 뜻에 갇혀 머물지 않기를.

'작가'라는 말의 특수성과 보편성


'작가'란 말이 보편화되고 있다.

'보편화되고 있다'란 말은 그 이전엔 특수했다란 의미를 내포한다.


글쓰기 강의를 할 때, 우리가 이토록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를, '진입장벽의 낮아짐'으로 설명한다.

즉, 만약 평범한 내가 10년 전에 글을 쓰고 책을 내었다면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출간 자체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유명한 사람이나 대학 교수는 되어야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다는 정서가 가득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이야기가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즉, '작가'는 유명한 사람이나 전업으로 글 쓰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그토록 특수했던 '작가'란 말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보편적 의미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출간한 사람만이 작가일까?


책 하나는 있어야 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는 생각은 만연하다.

스스로를 글을 쓰는 작가라고 소개할 때, 여지없이 오는 반응은 무슨 책을 내었냐는 질문일 것이다. 만약, 이 질문에 아직 책을 낸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더불어 전업으로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물어본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 모두 뻘쭘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뻘쭘함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굳이 책을 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작가라 칭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 나는 이 변화가 반갑다. 책을 내지 않았더라도, 전업으로 글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작가라 부르고 글쓰기를 이어가니까 말이다. 호칭이야 어떻든 간에, 글쓰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본질적이고 더 중요한 변화다.


작가는 더 이상 '직업'에 국한된 호칭이 아니다.

작가는 '업'이라는 새로운 의미에 부합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이라고 보는 게 맞다.


작가는 자신만의 집을 짓는 사람이다!


나는,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다'라고 강조한다.

전자는 '직업'을, 후자는 '업'을 말한다. '직업'과 '업'의 생명력을 비교한다면, 단연코 '업'이 길다. 나를 평생 먹여 살리는 건, '직업'이 아니라 '업'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한자는 '지을 작'과 '집 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이 의역이 되어 어학 사전에 '작가'란 뜻은 '예술품을 창작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되어있다.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다분히 '직업적'성격으로 정의가 되어 있다.


그 원뜻으로 돌아가 나는 '작가'가 '자신만의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집'은 각자의 세계관을 말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콘텐츠를 양산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세계관'은 생명과 같다. '세계관'이 형성되어야 중력을 만들어 내고, 그 중력이 사람들을 끌어 모아 그들에게 영향력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만의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집의 모든 재료는 '나'와 '내 일상'에 있다. 결국 나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당연하고 뻔한 일상이 새로워 보일 때 바로소 '직업으로의 작가'가 아니라, '업으로의 작가'가 되는 것이다.


즉, 출간을 했다고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새로이 짓고 있다면 작가란 이야기다.

글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유, 이어진 글이 책이 되는 이유, 그 책이 누군가 밑줄 그으며 읽는 영향력이 되는 이유. 그 모든 건, 일상을 새로이 지어 나만의 집을 만든 과정이자 결과다.


내가 만든 집, 내가 지어 놓은 세계관에 사람들이 들어와 편히 쉬고 깨달음과 통찰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작가의 본질이자 보람이고, 기쁨이자 희열이다.




한 브런치 작가님이 오픈 채팅방에서,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해 두려움에 떠는 어느 분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책을 내었다고 작가가 아니에요. 책을 낸 사람은 '저자'죠. '작가'는 일상을 달리보고 희열에 차 써내는 사람이 작가라 생각해요!"


나는 그 말에 1000% 동의하고 또 감명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명쾌하게 풀어낸 것도 감동이고, 이러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함께 글을 쓰고 있다는 것 또한 감명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써 내려가는 작가다.

이미 작가인 분들이, 직업에 국한된 작가라는 뜻에 갇혀 머물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바라고, 또 열렬히 그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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