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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21. 2020

출간 계약금, 그 설레는 압박

더 많은 분들이 '설레는 압박'을 느껴보시길 바라며.

계약금이 들어왔다.


출판사로부터다.

여섯 번째 출간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일곱 번째 출간 계약금이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내년 3월 전 출간을 위해 늦어도 올해 말 까지는 초고를 마무리해야 한다.


압박과 설렘이 동시에 몰려온다.

일곱 번째 계약금이지만 마음은 늘 처음처럼 새롭다.


나는 익숙한 듯,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하는 일'로 돌변하는 걸 오롯이 받아들인다.




첫 번째 계약금을 받았을 때, 허공을 날아다니던 기억이 생생하다.

부푼 기대와 꿈을 이루었다는 기분 좋은 취기. 그러나 마감 기일이 다가올수록 소스라치게 그 취기는 사라졌다. 고뇌와 부담만이 생생했다. 마감 일을 앞두고 잠수를 타거나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작가님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에디터님의 말이 그제야 생각났다.


그 이후, 여러 번의 계약금을 받으며 나는 그 안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아갔다.


나보다 더 내 책이 많이 팔리길 원하는 사람들의 수고, 그분들의 전문적이면서도 생존적인 치열함, 책이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이 팔려 서로에게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부담까지. 책 판매가 잘 되지 않으면 괜스레 출판사에 미안한 내 마음까지 그 계약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계약금은 돈이고, 돈이 결부된 이상 이어지는 과정은 만만찮다.

첫 계약금의 그때에 나는 이상을 좇는 아이였다면, 이제는 현실을 마주할 줄 아는 조금은 더 자란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간 계약금은 기분 좋은 자극이다.

내 글을 누군가 발굴해주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자고 약속한 증거물. 이해관계를 가장 강력하게 상징하는 돈으로써 나와 출판사는 그것을 어기면 누군가는 손해 봐야 한다는 걸 동의한 것이다. 고로, 그 약속은 지켜질 것이고, 지켜져야 한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나는 그저 내 이야기와 생각을 썼을 뿐인데, 그 글들을 책으로 만들자며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는 일. 나를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 보단, 꾸준하게 쓴 글이 결국 책이 된다는 걸 몸소 증명했기에 마음이 가볍다. 강의 내내 '책쓰기'보다 '글쓰기'를 강조하는 나는 목소리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커다란 압박이다.

감사한 기회가 나에게 왔으니, 나는 나를 관통하여 책임 있는 글을 써내야 한다. 나는 물론, 출판사와 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로 보답해야 한다. 보이지 않은 그 부담은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재밌는 건,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 가슴은 떨린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설레는 압박. 나는 이 마음이, 정작 책이 출간되었을 때 '좀 더 혼신의 힘을 다할 걸'이란 후회가 될 거란 걸 잘 안다.


책 한 권 썼다고 인생 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 인생을 변화시켰기에 책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을 변화시킨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글쓰기'라고 자부한다.

한 분이라도 더 글쓰기를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쓰기 강의를 이어가는 이유다.


더 많은 분들이 '설레는 압박'을 느껴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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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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