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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4. 2020

계절은 오고야 만다

세상은 오고야 마는 것으로 가득 찼다는 걸 계절은 말해 준다.

아 왔구나.

코끝이 시린 바람과 알싸한 그 냄새가 새로운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젊은 날의 계절은 다채로움의 상징이었다.

봄이면 들뜨고, 여름이면 열정적이고, 가을이면 차분해지고, 겨울이면 몸과 마음을 움츠렸다. 한 계절에 익숙해질 만하면 이내 바뀌는 새로운 공기와 분위기. 계절은 변화를 상징하고, 변화는 새로움과 재미의 다른 이름이다. 그렇게 계절의 변화는 삶의 묘미이자 재미란 생각을 하곤 했다.


젊음이라는 왕성함이, 그 모든 계절을 소화해낸 것이다.


그러나 오늘 느낀 계절의 변화는 문득 다르게 다가왔다.


'아, 오고야 말았구나.'


오고야 말았다니.

오지 말아야 할 것이 온 건가? 


이번에 온 계절이 들으면 섭섭해할 반응이 아닐까 나는 염려했다.

더불어, 갑작스러운 나의 반응에 나조차도 낯설단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가 다가온 앞에 서서 우리는 두 가지 감정을 느낀다.


'두려움' 또는 '새로움'.


젊은 날엔 '새로움'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금은 아무래도 '두려움'의 크기가 좀 더 크다.

세월이 흐르며 맞이하는 원치 않는 몸과 마음의 변화, 먹고사는 고단함의 가중되는 무게, 이제는 살아간다는 느낌보다는 죽어가는 게 아닐까란 합리적인 의심이 마음의 여유를 없앤 결과다.


앞날이 역동적이기보단, 무탈하기를 바라게 되었다.

이제는 오는 계절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다.


세상은 오고야 마는 것으로 가득 찼다는 걸 계절은 말해 준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것들을 소화해 내야 한다고 계절은 나에게 말한다.


나에게 오고야 말 것들에 대해, 내가 아직 모르는 건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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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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