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어찌할 수 없어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들.
고된 하루에 집으로 돌아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저 손 끝에 닿아 집어 들어 읽었는데
이상하게 멈출 수가 없고 묘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
어느 날 통근버스를 탔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버스가 노선을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아시겠지만 통근버스가 노선을 벗어날 일은 없습니다.
기어이 회사로 향하는 통근버스 안에서, 저는 현실을 알고 있기에 소설이라는 장르의 힘을 빌어 통근 버스를 기어이 바다로 향하게 했을 겁니다.
저는 먹고사는 고단함에 쓰는 걸 좋아합니다.
어쩔 땐, 왠지 그것이 저의 숙명이라고까지 느껴집니다. 가끔, 이와 관련한 글을 쓰다 보면 저는 마음 한쪽이 울컥 해집니다. 그 울컥한 마음은 저를 조금은 더 진지하게 만들어주고, 조금은 더 자라게 해 줍니다. 그러니까 그 울컥함은 슬픔이 아니라 오묘한 벅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짧은 소설책 안에는 삶의 울컥함을 담은 글이 다수입니다.
현실을 어찌할 수 없어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들.
5남매의 가장이 아파트 외벽 공사를 하다 누군가 줄을 끊어 추락사한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고 저는 일곱 번째 이야기인 '천사와 악마'를 안쓸 수가 없었습니다. 제 글 안에서라도 그분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악마가 봐도 이건 좀 아니라는 대사를 꼭 넣고 싶었습니다.
이 외에도 삶과 죽음, 정상과 비정상, 사랑하는 사람들로 하루를 버텨내는 고단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먹먹하게 담아봤습니다.
고된 하루에 집으로 돌아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저 손 끝에 닿아 집어 들어 읽었는데 이상하게 멈출 수가 없고 묘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글이 되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프롤로그 6
제1화 인연 지우기 주식회사 8
제2화 늙지 않는 남자의 사랑 22
제3화 바다로 간 통근 버스 37
제4화 밥벌이의 기쁨과 슬픔 46
제5화 가쁜 행복 51
제6화 대신 뛰어 드립니다 56
제7화 천사와 악마 64
제8화 꿈 76
제9화 정상(正常) 85
제10화 소년의 기억 95
제11화 파리에서 101
제12화 운수 좋은 날 110
제13화 배고픈 사내의 고민 125
제14화 쇼핑하는 여자의 고민 131
제15화 습작 #1 138
제16화 습작 #2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