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飛行)

'비행'할 것인가 '비상'할 것인가.

by 스테르담

[Episode 44]


- 비행 -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했던가.

그러나 나는 언제나 뒤를 의식한다.


내가 살아온 지난날들이 나의 비행을 무마한다.

날지 못하는 슬픔은 뒤를 돌아본 자의 숙명이다.


지상에서 전전긍긍하는 삶은 그와 같이 애처롭다.

모두가 하늘을 우러러보는 이유다.


날 수 있다면 뒤돌아 보지 않을 수 있겠단 아쉬움.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나는 더 나아갈 수 있을 거란 자신감.


그러나 비행기 엔진은 뒤를 향해 포효하고

날아오르게 하는 공기는 날개의 뒤로 사라지며 앞으로 가는 힘을 만들어 낸다.


문득, 지난날의 내가 나를 떠밀어 지금에 와 있음을 깨닫는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뛰고, 때로는 날면서.


영원히 날고 싶단 어리석음이 지난날의 나를 부정하는 것이다.

뒤가 없으면, 지난날이 없으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날개가 있는 존재는 언젠간 땅에 발을 디뎌야 하는 것처럼.

그라운딩을 해야 자신을 점검하고 다시 이륙할 수 있다.


그러니 나에게 필요한 건 영원한 '비행'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타계(他計)할 수 있는 '비상(飛翔)'이다.


걸어야 할 때 걷고, 뛰어야 할 때 뛰고, 날아야 할 때 날 수 있는.

뒤를 보고, 지금을 보고, 앞을 보며 살아갈 수 있는.


비상은 결국, 뒤를 돌아보며 나를 비행할 수 있게 한다.

지난날을 부정하지 않고, 앞 날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면서.


'비행'할 것인가 '비상'할 것인가.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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