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글쓰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바랍니다.
브런치를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께 무엇이 가장 힘드시냐고 물으면 그 대답들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구독자 수가 안 늘어요."
"조회수가 안 나와요."
"돈도 안되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해가 됩니다.
사람은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기 위한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글쓰기는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동기가 있어도 꾸준한 글쓰기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동기 부여는커녕 늘어나지 않는 구독자와 조회수 그리고 보상 없는 글쓰기.
이것만큼 사람을 맥없이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저도 사람인지라 늘어나는 숫자와 나에게 주어질 보상에 집착했던 적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에 집착하면 할수록 공허함은 더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본질로 가는 길에 자꾸만 경로를 이탈한다는 느낌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화살표들을 주워 담기로 했습니다.
그 화살표들은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그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였습니다. 주워 담은 화살표의 방향을 바꿔봤습니다.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기로 한 겁니다.
그러자 비로소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원한 건 '책'이 아닌 '글쓰기'였습니다.
제가 원한 건 '구독자 수'가 아닌 '글 수'였습니다.
제가 원한 건 '조회수'가 아닌 '영향력'이었습니다.
제가 원한 건 '돈'이 아닌 '가치'였습니다.
제가 원한 건 '소비'가 아닌 '생산'이었습니다.
그렇게 본질에 회귀하니,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글쓰기를 하니 책이 되었고.
글을 많이 쓰니 구독자 수가 늘게 되었고.
사색을 통해 한 번 더 일상을 들여다본 글의 조회수가 늘었고.
가치를 전달하니 그것들은 돈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고.
이제는 소비를 하더라도 생산을 위한 소비를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글쓰기는.
구독자수를 늘리고 조회수를 늘리려는 목적과는 그 결이 맞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돈이 되는 여정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것들을 목적으로 할 때 브런치와 글쓰기는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구독자수를 모으기 위해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저는 다른 플랫폼을 사용했어야 할 겁니다. 더불어, 글 당 구독자 수를 보면 그리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단 몇 편의 글로도 저보다 많은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만들어 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굳이 저에게 무언가 내세울 게 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구독자 수, 조회수 그리고 필력 등을 내어 놓지 않을 겁니다. 제가 내어 놓고 싶은 건 그저 제 글입니다. 평범한 사람도 이렇게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쓸 수 있다는, 써야 한다는 그 자체를 말하고 싶은 겁니다.
1만 구독자 분들께.
한 분 한 분, 보고 즐길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 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구독을 해주셨다는 건 저에게 기적과도 다름없습니다.
더불어, 그 소중한 인연에 벅찬 감정을 느낍니다.
제 글보다 더 재밌고, 더 훌륭한 글은 도처에 있을 겁니다.
다만, 제게서 꼭 얻어가셨으면 좋겠는 건 글쓰기에 대한 '용기'와 '동기부여'입니다. 한 분이라도 더 글쓰기를 지금 당장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글쓰기에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에 맞추어 제가 무언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는 훗날, 갑자기 글쓰기 충동이 훅하고 마음으로부터 올라온다면 다시금 제 글을 보시고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함께 쓰고, 함께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독자 분들이 만들어주신 1만이라는 숫자에 조금은 더 의미를 두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로 인하여, 글쓰기를 시작하시는 분들의 확률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을 테니.
모두의 글쓰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바랍니다.
- 소중한 1만 구독자 분들께, 스테르담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