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Sep 18. 2021

영향력은 주변이 아니라 저 너머를 지향해야 한다.

좋은 글이라면, 사달라고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읽고 어떻게든 팔린다.

책 한 권 사주세요!


첫 책이 나왔을 때, 나는 작가와 동시에 영업 사원이 되었다.

주위에 책이 나왔다고 알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성에 차지 않았다. 마치 청첩장을 돌리듯, 연락을 잘하지도 않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지인이라면,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책을 사줄 거라 믿었고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추천해줄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은 내 기대 이하였다.

서운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음을 이제 나는 깨닫는다.


오히려 나는 기대하지 못했던 걸 겪어야 했다.

글을 쓰고 책을 냈다고 하니 시샘과 질투를 받아야 했고, 직장에서 딴 짓을 한다는 낙인까지 찍혔다. 모든 게 내가 스스로 떠벌리고, 스스로 책 한 권을 팔고자 동분서주했던 대가다.


'책 한 권 사주세요.'

그때는 정당한 부탁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 행동을 무척이나 후회한다.


책은 사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좋은 글이라면, 사달라고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읽고 어떻게든 팔릴 테니까.


사람은 왜 영향력을 끼치려 하는가?


사람은 왜 글을 쓰고 싶어 할까?

그리고 왜 그것을 기어이 책을 내고 싶은 걸까?


글쓰기 강의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바이지만, 사람은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리고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데, 역사서와 문학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부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해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글을 써 내려갔던 수많은 유명 그리고 무명작가들의 손은 '영향력'이라는 에너지로 무수한 글을 생산해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할까?

그 기저에는 '인정 욕구'라는 것이 있다. 이 또한 사람의 본능인데,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자,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영향력을 나누고, 인정을 받고 싶어 할까? 그것은 바로 '존재'를 느끼기 위함이다. 사람은 존재를 느끼지 못할까 봐 매일매일, 한 순간 한순간을 불안해한다. 우리가 숨을 한시라도 참지 못하고 계속 쉬어야 한다고 말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충동과 본능, 본성과 욕구 그리고 욕망. 그 모든 게 바로 존재를 확인하려는 도구이자 방법인 것이다.


영향력은 주변이 아니라,
저 너머를 지향해야 한다.


다시 첫 책을 냈을 때로 돌아가 보자.

내가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어떤 메시지를 담아 영향력을 나누고자 했던 건. 그러니까 내 주위 사람들이 아니었다. 나를 관통하여 꺼내 놓은 글은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속에 있는 것을 내어 놓는 것은 발가벗는 것보다 더 민감한 일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고작 몇 권의 책을 팔자고 그렇게 떠벌리다니.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내가 한심하다.


내 글과 책.

내 메시지와 콘텐츠.


그것들은 내 주변을 넘어, 저 너머를 향해야 한다.

저 너머는 대중을 말한다. 대중에게 영향을 전달하고 인정받아야 진정한 성과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등한시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시야를 넓히란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주변에서 끝날 글이나 콘텐츠라면, 딱 거기까지만이다. 


우물을 벗어나야 한다.

우물 밖을 봐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내 모든 소재는 우물에서 나와야 한다. 주변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니까 일상에서 그 모든 게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글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와 내 삶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우물 안의 나를 쓰되 시선은 우물 밖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인정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다. 우물 안에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개구리는, 우물 안에서 자신의 책 몇 권을 팔고 흐뭇해할 것이다.




첫 책을 내었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은 '대단하다',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위 사람들의 그 칭찬이나 격려가 100% 순도 있는 진심이라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내게 냉철한 피드백을 주는 (주위 사람이 아닌) 저 너머의 사람들을 더 신뢰한다.


주위 사람들의 넓은 아량이 듬뿍 담긴 칭찬에 머물러선 안된다.

속에는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 주위 사람은 내게 달콤한 말을 듬뿍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달콤한 맛을 머금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 그곳은 아주 작은 우물이 된다.


내 책은 내가 팔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몇 권 사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의미와 깨달음이 듬뿍 담긴 좋은 글을 써서 그들이 내 책을 집어 들게 하고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그러하기 위해선 내가 똑바로 살아야 하고, 더 깊이 사색해야 하며, 일상을 달리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은 글쓰기의 선물이자 축복이다.

더불어, 영향력을 나누게 하고, 인정을 받게 하며. 종국에는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매일 숨 쉬는 것처럼.

매일 글을 쓰는 이유. 글로 숨을 쉰다는 표현이 지금의 나에겐 딱 맞다.


그리고 이 숨들은, 내 주위가 아닌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좋은 영향력이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종합 정보 모음]

스테르담 저서 모음


[글쓰기 강의 + 함께 쓰고 출판하기]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쓰기+출간)


[글쓰기 시작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탈잉 글쓰기 클래스(VOD)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에듀 캐스트 직장내공 강의 (VOD)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파는 건 마케팅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