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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an 18. 2022

하고 싶은 거 다해. 그리고.

그저 다 받아들이기로 한다.

무엇 앞에서 주춤했던 나를 떠올리면 후회가 막심하다.

그때 왜 그러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그땐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그때의 나를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때의 나도 나인데, 대체 그 마음의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더 안타까운 건, 나는 참으로 마음 가난하게 살아왔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더 아끼려, 무언가에 더 조심하려,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무언가에 짓눌려. 그 발단은 나 자신이며 내 마음의 감정이었음을 나는 인정한다. 그러니 탓을 해야 한다면 그 화살촉은 나를 향해야 하고, 활시위를 당겨 출발한 그것이 꽂혀야 할 곳도 바로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가슴을 열어 화살의 개수를 세어보니 적지가 않다.

흘러나온 피의 양도 그렇다. 치유되지 않고 오히려 덧난 상처도 상당하다.


그러나 삶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걸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에 대한 반발심이었을까. 갑자기 내면에서 '너 하고 싶은 거 다해'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끼지 말고, 덜 조심해도 되니까. 두려워 말고, 너를 짓누르는 걸 들어내어서라도. 


갑자기 용기가 생겼고, 다시 해보자는 결연한 의지가 솟아올랐다.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올랐고,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하나 둘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또한 한쪽으로 쏠리면 언젠간 거대한 삶의 풍파 앞에 주춤해질 나 자신의 모습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이 삶의 균형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깨달은 건, 하고 싶은 거 다 하되, 내게 일어는 그 모든 과정과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수영을 잘하지 못한다. 배워도 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물속에서 허우적 대는 건 바로 물 한 모금 먹지 않고 수영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모든 도전 앞에 내가 스러진 이유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걸 다한다는 건 내게 닥쳐오는 그 모든 것들도 수용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나는 물을 들이켤 준비가 되어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에겐, 다가오는 것들이 많은 법이다. 그것들 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좋고, 무엇이 그러하지 않은 지는 내가 판단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저 다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러하면, 그것들이 알아서 좋고 나쁨의 경계를 만들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좋은 것들에게선 용기를 얻고 그렇지 않은 것에선 깨달음을 얻으면 된다.


생각해보니 나는 참 하고 싶은 게 많다.

받아들이려 하니 그것들이 떠오른다.


어쩐지 오늘은 어제보다 한 걸음 아니, 두 걸음 더 나아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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