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1)

영 개운하지 않은 낮잠이다.

by 스테르담

삶은.

영 개운하지 않은 낮잠이다.


어둠과 함께 잠을 청해야 함을 알면서도 그 고단함을 이기지 못해 드러눕는 비루한 몸뚱이.


이 고단함은 어디에서 오는지.

왜 잠을 자야 하는지.

그것을 알지도 못한 채 우리는 이내 눈을 감는다.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지.

장자의 호접몽도 이 개운하지 않음을 역설한다.


꿈도, 현실도, 죽음도.

그리고 삶도 구별이 없다.


사람이라는 현실로 돌아온 허탈함.

어쩌면 나비일지도 모른다는 희망.


낮잠의 달달함은 그렇게 개운하지 않음으로 귀결된다.


먹먹한 마음과 안개처럼 뿌연 머리로.

왜 왔는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삶을 꾸역꾸역 부여잡는다.


삶은.

그래서 영 개운하지 않은 낮잠이다.




개운하진 않지만 잠시 잠깐의 달달함이라도 챙겨야지 마음먹는다.

그러다 보면 어쩌면 삶은 조금의 개운함을 허락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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