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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30. 2022

퇴근하며 한 줄씩 써보면 어떨까요?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입니다!”

[본 글은 한국은행 사보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스테르담 작가

오늘도 출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직장인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는 걸 글을 통해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직장 내공>,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견디는 힘>,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가 있다.

sterdam@kakao.com/ 인스타 i_sterdam_u


커피는 직장인의 생명수란 말에 동의합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저 조차도 때론 커피로 힘든 하루를 버텨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직장인의 삶은 고단합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애잔하기까지 합니다. 그러하기에 직장인은 회의합니다.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빠져 허우적 댑니다. 

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월급에 의지하여 사는 모습. 보장되지 않은 미래. ‘장이’가 아닌 ‘쟁이’의 삶. 상처만 남고 마는 치열한 경쟁. 이와 더불어 ‘회사 이름을 빼면 나는 무엇이 되는 걸까?’란 묵직한 질문까지. 


번아웃이 찾아왔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은 직장인인 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와서 하는 일이라곤 씻지도 않고 누워 스마트폰에 시선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SNS 피드 속엔, 오늘도 소고기를 먹고 좋은 여행지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이 한가득입니다. 연예인들은 역시나 걱정할 필요 없이 화려하게 잘살고 있고, 뉴스 경제면에는 잘 나가는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공했다는, 말 그대로 잘난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이제는 덜 불행해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러니.

그저 남이 올린 일상의 파편들을 시기와 질투로 바라보는 삶의 반복.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떨어뜨려 얼굴에 맞은 후에 오는 얼얼함과 허무함은 무기력한 직장인을 더 깊은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소비적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은 차일피일하며 돈과 시간을 헛된 곳에 버리고 있는 스스로 구원하고 싶었던 겁니다. 살기 위해선 그 어둠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와야만 했습니다. 


소비적인 삶을 멈추고 무언가를 생산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이 당장 무언가를 생산해낼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큰 자본을 들여 공장을 세운 뒤 말 그대로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유튜브를 할까? 당장 들어가야 할 공수{工數}는 차치하고서라도 신분을 노출하며 꾸준히 방송을 이어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특허나 발명도 생각해봤지만 당장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가 툭 튀어나올 리는 만무했습니다. 


결론은 글쓰기였습니다. 


당장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생산활동이자 자아를 돌아볼 수도 있는 아주 좋은 방법.

‘가장 만만한 시작’은 어느새 나에게 ‘가장 감당 가능한 도전’이 됐습니다.


직장인의 삶이 힘들어 더 버틸 수 없었을 때, ‘글쓰기’는 그렇게 커피 외에 또 다른 생명줄이 되었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나를 찾을 수 있었고, 직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았으며, 내 글이 책과 강연 콘텐츠가 돼 돈도 벌어다 주고 있습니다. 


커피가 직장인의 생명수라면, 글쓰기는 직장인의 생명줄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모든 직장인이 글쓰기를 생명줄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생명줄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니까. 꼭 글쓰기가 아닌 다른 활동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커피 이외에 아직 그러한 생명줄을 찾지 못했다면 글쓰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글쓰기는 참으로 하고 싶지만, 참으로 막막한 행위입니다.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고,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쓸 수 있을까?’란 의문과 회의는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 있게 직장인의 글쓰기를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평범한 직장인이고 글을 써 본 적도,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으니까요. 여러분의 막막함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한 분이라도 글을 쓰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로 시작합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고, 꾸준히 써 나갈 수 있으며, 책을 낼 수 있는지. 그 부분만 고민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입니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 그걸 먼저 알아야, 그러니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글쓰기는 시작되고 또 꾸준하게 이어집니다. 


글쓰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두 가지 의문일 겁니다.


‘직장인은 시간이 없어서’

‘(평범한) 나는 쓸 소재가 없어서’


그렇다면 먼저 직장인은
시간이 없다는 것에 대해 함께 살펴볼까요?


그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어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 루틴에 대해서는 아마 다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을 정하고, 수영을 하며 정해진 식단을 고수하는 그 모습. 그러나 일상 루틴이라는 말이 전해지면서 또한 많은 오해를 낳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 루틴을 멋있게 포장하고, 또 내 삶에 하나 둘 추가를 해야 한다고 믿게 된 것이죠.

그래서 그것을 지켜내지 못하면 자괴감에 빠지거나 결심했던 마음을 쉬이 포기하게 됩니다. 


직장을 흔히들 ‘전쟁터’라고 표현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총만 없을 뿐이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직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입니다. 그러나 직장과 전쟁터의 가장 큰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직장엔 ‘퇴근’과 ‘휴일’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직장인만큼 일상 루틴을 잘 실천하는 존재는 없습니다. 우리가 지겹다고 생각하는 ‘반복’이, 사실은 루틴이라는 걸 우리는 왜 모르는 걸까요? 아무리 게으른 저라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어이 몸을 일으켜 출근을 합니다. 즉, 저에겐 이미 확고한 일상 루틴이 있던 겁니다. 


출근 시간을 사색의 기회로, 일과 시간을 글감을 모으는 순간으로, 퇴근 시간을 글쓰기 준비운동으로 활용한다면 글쓰기는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일상 루틴을 더하여 그것을 무겁게 짊어지지 말고, 내가 가진 일상 속에서 그 루틴을 발견하는 게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글의 소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나는 평범하니까, 나는 쓸 게 없으니까’라고 생각해보지 않은 분들이 없을 겁니다. 

저 또한 평범한 직장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여러 권의 책을 낼 수 있었을까요?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계속해서 글을 쓰는 법,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책을 출간하는 비법. 그래서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건 바로 ‘페르소나 글쓰기’였습니다.


‘페르소나 글쓰기’는 나의 페르소나를 나열하고, 또 그것을 세분화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통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발굴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깁니다.


나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발견하고 더불어 더 잘 이해해갈 수 있는 기회.

페르소나 글쓰기는 이미 많은 분들이 글을 쓰실 수 있도록 용기와 동기를 드렸고, 이를 인정받아 특허 출원 중에 있습니다. 자신을 이해해가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 내시는 분들을 보며 저 또한 ‘선하고 강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내가 쓰고 있는 페르소나 세 가지를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페르소나를 세분화해보세요. 내가 쓴 사회적 가면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내어 놓을 수 있는지를 깊게 살펴보세요. 아마, 생각지도 못했던 글감과 메시지들이 마구 튀어나올 겁니다.


커피가 직장인의 생명수라면,
글쓰기는 직장인의 생명줄입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 안의 것을 끄집어내고, 내 ‘본업’에서 ‘업’을 찾아내어 쓰는 ‘업세이’를 통해 우리는 좀 더 힘차게 숨을 쉴 수 있습니다. 


모든 분들의 글쓰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직장인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는 걸, 글쓰기를 통해 깨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기며 여러분의 글쓰기가 시작되고 꾸준하게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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